[김숙의 한라칼럼] 몽골과의 관계증진, 제주가 나서야
입력 : 2026. 06. 23(화) 02:00
[한라일보] 2100년전 중국 전한(前漢)시대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은,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다. 제주도는 그 역사와 신화의 흔적이 기구하게 굴곡져 남아있는 곳인데 그중에도 몽골과의 관계는 특별하다. 1273년 고려와 몽골 연합군이 삼별초의 난을 평정한 후 원나라가 제주에 탐라총괄부를 설치하고 다루가치라는 점령지 통치관을 보내 직할지로 운영한 이래 1293년 고려로 다시 귀속됐지만 오랜 직접 예속은 많은 아픈 흔적을 남겼다.

원나라는 제주를 단순한 점령지가 아닌 남송과 일본을 토벌하기 위한 요충지로 여기고 전초기지로 사용했다. 제주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다. 그 후 700년이 지나며 햇빛에 바래고 달빛에 물들면서 서로 섞이고 스며든 언어와 풍속 문화는 이젠 형제국이라 부를 만큼 각별한 인연으로 굳혀졌고 이에 대한 도내 학술연구도 꽤나 활발하다.

한편 국가차원에서 넓게 살펴보면 오늘날 양국관계는 날이 갈수록 차원을 달리하며 깊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몽골 방문 한국인 관광객은 매년 20만명이고 한국 방문 몽골인은 17만명이나 된다. 필자도 개인적 관심과 인연으로 해마다 몽골을 몇 차례 방문하는데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한국의 위상은 갈 때마다 달라져 보인다. 한국 브랜드의 편의점은 제주시보다도 더 많아 보인다. 젊은이들은 한국 방문을 동경하고 한류에 대한 관심과 아이돌에게 열광적이며 몽골인들 중 한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 한국어로 인사해 오는 사람들도 많다. 화장품, 소비재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인기는 일본을 추월할 정도다. 다만,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국력 차이에 따른 상호 교류의 불균형과 우리 중심의 일방통행적 심리를 극복하고 윈-윈의 정신하에 경제협력 분야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한때 세계를 지배한 몽골 제국은 이젠 역사 속의 영광이고 지금의 몽골은 남한의 15배가 넘는 큰 영토에 350만명의 작은 인구와 지정학적 어려움속에 개발도상국으로서 민주적 번영을 위해 애쓰고 있는 젊은 나라다. 반면, 우리는 2차대전 후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주는 국가로 우뚝 선 유일한 나라로서 이젠 당당한 중견 선진국 반열에 올라있다. 몽골은 우리로부터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을 수입한다. 반면 몽골은 우리가 원하는 희소광물과 금속 등 안보적 가치가 있는 광산 자원이 풍부하다. 제주로서는 감귤, 삼다수, 수산물 등 작지만 확실한 특징을 가진 특산품을 중심으로 '제주의 날' 같은 행사 개최를 통해 몽골 소비시장에 접근해 상품 홍보 활동을 활성화할 여지가 많다.

마침 내일부터 해비치 호텔에서 열리는 제주 포럼에 한국을 잘 아는 잔단샤타르 전 몽골 총리가 참석한다는데 제주와 몽골의 각별한 관계속에 진정한 상호 협력을 위한 몽골측 시각도 들어볼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김숙 전 주유엔 대사·명예 제주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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