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12월의 초대장, 이웃을 향한 한 걸음
입력 : 2025. 12. 11(목) 00: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한라일보] 매달 우편함에 들어오는 우편물 대부분은 세금 고지서나 각종 홍보물이다. 그러나 12월이면 마음을 잠시 멈추게 하는 특별한 우편물이 하나 도착한다. 바로 적십자 회비 고지서다. 일 년에 단 한 번,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잠시 관심을 가져 달라는 조용한 부탁이 담긴 편지다.

우리는 종종 '나 하나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하지만 한 사람의 작은 선택이 이어질 때 그것은 어느 순간 '우리'라는 이름의 큰 힘이 된다. 금전적 후원만이 도움은 아니다. 자신의 시간, 경험, 재능, 따뜻한 말 한마디까지도 모두 커다란 힘이 된다.

올해는 유난히 더 힘든 한 해였다. 경제가 늘 좋을 수는 없지만, 만나는 민원인들마다 어려움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며 그 무게를 더욱 실감했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향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기다. 힘겨움을 견디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때로는 물질적 도움보다 "당신도 힘들었지요"라는 한마디의 위로일지 모른다.

제주에는 '수눌음'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어려운 일을 함께 거들며 품을 나누고, 그 품을 다시 갚아 나가는 공동체의 마음이다. 이 정신은 단순한 상부상조의 의미를 넘어, "당신의 어려움은 혼자 극복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깊은 연대의 선언과도 같다. 오늘날에도 이 수눌음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형희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산지경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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