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급식실에 등장한 로봇 셰프 'AI 조리로봇' 첫 선
입력 : 2025. 12. 01(월) 15:56수정 : 2025. 12. 01(월) 16:02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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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시연회
화력·시간 자동 제어 음성 명령 기능도
유해물질 최대 90% 감소·조리시간 단축
화력·시간 자동 제어 음성 명령 기능도
유해물질 최대 90% 감소·조리시간 단축

제주도교육청은 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급식실에서 AI기반 조리로봇 도입에 따른 시연회를 개최했다.
[한라일보] 1일 오후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급식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조리종사자들 사이로 낯선 음성이 울렸다.
"튀김 스쿱을 잡으러 이동하겠습니다."
금속 재질의 조리로봇이 곧바로 회전을 시작하더니 튀김망을 집어 들고 끓는 기름 솥 중앙으로 이동했다. 일정 시간이 지나자 로봇 팔은 정확한 각도로 튀김망을 들어 올렸고, 주변 조리종사자들은 "로봇이 알아서 해주니 훨씬 수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이날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제주형 학교급식 조리로봇' 첫 공식 시연 현장이다.
이번에 공개된 조리로봇은 튀김·볶음·면 삶기·소스 조리 등 다양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협동형 모델이다. 경기도교육청에도 도입 사례가 있지만, 제주의 경우 학교 조리실 구조와 급식 환경에 맞춘 '맞춤형 제작'이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인공지능이 조리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화력과 시간을 자동 제어하며, 음성 명령으로 조리종사자와 상호작용하는 기능도 갖췄다.
제주여상에는 지난 9월 22일 설치돼 두 달 넘게 시범 운영 중이다. 초기에 기본 탑재 레시피와 학교 급식용 레시피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어 조정이 필요했지만, 반복 운영을 거치며 대부분의 학교 급식 메뉴는 자동 조리가 가능한 수준까지 안정됐다. 현재는 최대 2개 공정 처리가 가능하며 "조만간 3개 공정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도교육청은 경희대학교 체육학과 정현철 교수 연구팀과 함께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조리로봇 도입 전·후 환경을 동일 조건에서 비교·측정했다. 그 결과 포름알데히드가 91.3%,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83.8%, 이산화탄소 53.8%, 미세먼지(PM10) 60.9% 감소하는 등 조리흄과 유해 인자 노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종사자의 근육 활성도는 32~75% 감소했고, 몸통·어깨 굴곡 등 동작 빈도는 72~79% 줄었다. 심박수 증가율과 피로·통증 등 주관적 불편감도 전반적으로 완화됐다.
조리 공정의 표준화 효과도 확인됐다. 시범 운영 결과 전체 조리시간은 1시간 11분 단축됐으며, 조리사 1명과 조리실무사 2명의 작업시간을 합산할 때 휴식 또는 배식 준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27분 늘었다.
한순금 제주여상 영양교사는 "예전에는 튀김만 해도 두세 명이 붙어야 했는데 지금은 한 명이 오가며 보조만 하면 된다"며 "도입 초반엔 기본 메뉴와 학교 레시피를 맞추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반복하다 보니 로봇이 점점 학교 방식에 익숙해졌고 지금은 재료만 준비해두면 알아서 조리해줘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레시피 조정은 필요 시 매일 영양사가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로봇 사용일에는 전문 엔지니어가 급식실에 상주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월 1회 정기 점검을 통해 제어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장비 상태도 확인한다. 현장 엔지니어는 "기본 탑재된 약 200개 메뉴를 기반으로 AI가 학교별 레시피를 학습 중이며 '학교 맞춤형 조리'가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리로봇 1대 비용은 1억3930만원(시설비 별도)으로, 내년도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1년간 시범 운영을 마친 뒤 내년 상반기 만족도 조사와 운영 평가를 거쳐 하반기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AI 조리로봇은 김광수 교육감이 강조해온 조리종사자 건강권 보장의 핵심 사업"이라며 "유해 조리흄을 줄이고 대량 조리 부담을 낮춰 더욱 안전한 급식 제공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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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스쿱을 잡으러 이동하겠습니다."
금속 재질의 조리로봇이 곧바로 회전을 시작하더니 튀김망을 집어 들고 끓는 기름 솥 중앙으로 이동했다. 일정 시간이 지나자 로봇 팔은 정확한 각도로 튀김망을 들어 올렸고, 주변 조리종사자들은 "로봇이 알아서 해주니 훨씬 수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이날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제주형 학교급식 조리로봇' 첫 공식 시연 현장이다.
제주여상에는 지난 9월 22일 설치돼 두 달 넘게 시범 운영 중이다. 초기에 기본 탑재 레시피와 학교 급식용 레시피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어 조정이 필요했지만, 반복 운영을 거치며 대부분의 학교 급식 메뉴는 자동 조리가 가능한 수준까지 안정됐다. 현재는 최대 2개 공정 처리가 가능하며 "조만간 3개 공정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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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교육청은 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급식실에서 AI기반 조리로봇 도입에 따른 시연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튀김망을 집어든 조리로봇. |
조리 공정의 표준화 효과도 확인됐다. 시범 운영 결과 전체 조리시간은 1시간 11분 단축됐으며, 조리사 1명과 조리실무사 2명의 작업시간을 합산할 때 휴식 또는 배식 준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27분 늘었다.
한순금 제주여상 영양교사는 "예전에는 튀김만 해도 두세 명이 붙어야 했는데 지금은 한 명이 오가며 보조만 하면 된다"며 "도입 초반엔 기본 메뉴와 학교 레시피를 맞추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반복하다 보니 로봇이 점점 학교 방식에 익숙해졌고 지금은 재료만 준비해두면 알아서 조리해줘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레시피 조정은 필요 시 매일 영양사가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로봇 사용일에는 전문 엔지니어가 급식실에 상주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월 1회 정기 점검을 통해 제어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장비 상태도 확인한다. 현장 엔지니어는 "기본 탑재된 약 200개 메뉴를 기반으로 AI가 학교별 레시피를 학습 중이며 '학교 맞춤형 조리'가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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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리로봇이 튀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
도교육청 관계자는 "AI 조리로봇은 김광수 교육감이 강조해온 조리종사자 건강권 보장의 핵심 사업"이라며 "유해 조리흄을 줄이고 대량 조리 부담을 낮춰 더욱 안전한 급식 제공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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