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 기증작품 특별전 셋 '홍종명에서 장리석까지'
유족 등 기증 계기 미술관 전관서 1월 25일부터 홍종명·홍성석·장리석 기획전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2. 01. 25(화) 16:27
홍종명의 '자화상'(1953). 사진=제주도립미술관
제주를 대표하는 공립미술관인 제주도립미술관이 전관을 활용해 1월 25일부터 세 개의 전시를 나란히 열고 있다. '홍종명: 내면의 형상화'(기획전시실 1), '홍성석: 인간의 절망을 표현하다'(기획전시실 2), '바다의 역군'(장리석기념관, 시민갤러리)이 그것이다.

작고 작가인 이들의 전시는 유족 등이 도립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하면서 기획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홍종명 특별전은 유족이 기증한 작품 26점 중 22점이 출발점이 되었다. 홍성석 특별전은 사후 서울의 작업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21점의 기증 작품이 바탕이 되었다. '바다의 역군'은 한국수출입은행이 미술품 사회 환원을 위해 도립미술관에 기증한 세로 200cm, 가로 499cm인 동명의 대작을 중심으로 꾸몄다. 제주 관련 작품 기증이 제주미술사 연구로 이어지고 제주 미술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립미술관의 2022년 첫걸음에 무게가 실린다.

지금까지 도립미술관에 기증된 작품은 총 373점. 지난해에만 51점이 도립미술관에 기증됐다. 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에 맞춰 25~26일 기증자별로 3건의 기증식도 잇따라 진행한다. 이나연 관장은"소중한 작품을 기증하신 뜻을 기념하고 도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기증작품 특별전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제주미술사 정립과 소장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증에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홍종명 탄생 100주년… 실향 딛고 추상과 구상 오간 여정
피난 화가로 제주에 체류 '자화상' '제주도 사라봉' 등 남겨
1950~1990년 대표작 50여 점 선별 국전 작가 면모 등 담아


홍종명의 '과수원집 딸'(1978). 사진=제주도립미술관
홍종명(1922~2004)은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화가다. '홍종명: 내면의 형상화'는 탄생 100주념을 기념하고 '피난 화가'인 홍종명과 제주의 인연을 들여다본 전시다. 지난해 '제주 작고 작가-김인지'전에 이어 제주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홍종명은 일본 데이코쿠미술학교(현 무사시노미술대학)에서 유학했다. 1951년 1·4후퇴 때 서울과 부산을 거쳐 제주에 도착한 그는 피난 생활 시기 독지가의 도움으로 '미술사'라는 작은 화방을 개설했고 오현중고등학교 미술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제주 피난시절에 그린 대표작으로 '자화상'(1953), '제주도 사라봉'(1953)이 있다.

이 전시에는 '초춘 맞는 언덕', '과수원집 딸', '옛 동산에 오르면' 등 1950년대부터 1990년까지의 작품 50여 점을 선별했다. 1957년 제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처음 입선한 이래 65년 특선, 66년 문교부장관상, 67~68년 연달아 특선을 받았던 홍종명은 한국 현대미술의 추상과 구상 양쪽 모두를 오갔던 작가다. "실향민으로서 회복하지 못할 상실을 그림에 담았고, 한국적인 것을 추구하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전통을 소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종명의 제자들'이란 이름 아래 제주 강태석(1938~1976), 김택화(1940~2006), 현승북(1933~2011)과 서울 제자 김용철(1949~)의 작품 12점도 함께 전시했다. 고영만(미술), 김승택(음악) 등 홍종명을 기억하는 제주 원로들의 구술 채록 영상도 제작했다. 전시는 4월 17일까지 계속된다.

홍성석 특별전… 웅크린 인체에서 꿈꾸는 탐라별곡까지
"상실감과 절망 탐구한 작가" 네 시기 구분 작품 세계 살펴


홍성석의 '넋풀이 9301'(1993). 사진=제주도립미술관
홍성석(1960~2014)은 1993년 '넋풀이 9301'로 제주도미술대전 대상을 받았고 개인전과 각종 초대전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작가다. 한때 오현중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네 개의 시기로 구분해 홍성석의 작품 세계를 살피고 있다. '인체' 시리즈를 집중적으로 선보인 1987~1992년, 작은 알의 형상을 배치해 물질문명에 파괴되는 인간성과 새 생명의 탄생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드러내는 1992~1994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과 초조 등을 나타낸 작업이 잇따르는 2000~2007년, 제주 신화와 풍광을 소재로 창작한 '탐라별곡' 시리즈 등을 내놓은 2007~2014년으로 나눴다.

도립미술관은 홍성석의 작품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생명성의 추구"라며 고인을 "개인의 정체성과 현대문명 속에서 정신적인 상실감과 절망에 관한 이야기를 탐구했던 작가"로 소개했다. '탐라별곡' 화면 속 비어있는 말풍선처럼 홍성석 작품 연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시는 4월 1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장리석의 '바다의 역군' 해녀·바다 총체적 표현 대작
가로 약 5m 유화로 80년대 작가 연구 대표작 꼽혀


장리석의 '바다의 역군'(1985). 사진=제주도립미술관
6·25전쟁 시기인 1951~54년 제주에 머물며 해녀, 말 등 이 섬의 풍광을 담은 그림을 그렸던 장리석(1916~2019). 2009년 6월 개관한 제주도립미술관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적인 구상 작가인 그의 작품을 기증받아 상설전시실인 '장리석기념관'을 운영해왔다.

이번 장리석기념관에 공개한 유화 '바다의 역군'(1985)은 장리석이 작업의 주요 소재로 삼았던 해녀와 바다를 총체적으로 개괄할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해녀들'(1974), '남해의 여인'(1975), '차돌 어멍'(1985) 등 연작에 등장하는 해녀의 다양한 형상이 제주 고유 향토색을 품은 채 또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 80년대 장리석 작품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대표작으로 바다와 해녀에 대한 표현과 변화 과정을 살필 수 있다.

시민갤러리에서는 '장리석 초상과 작업실'이란 제목으로 장리석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수상작과 함께 변순철 작가가 기록한 초상 사진을 전시 중이다. 두 전시는 10월 2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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