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의 한라칼럼] ‘잃어버린 8년’을 만회하려면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입력 : 2022. 07. 05(화) 00:00
[한라일보] "한게 있나. 뭘 했는지 모르겠다",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여겼다", "개발하지 못하게 했다." 제주도민이면 무엇을 말하는지 감을 잡았을 것이다. 바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에 대한 세평이랄까. 원 전 지사 재임시절 '어떤 성과를 냈느냐'고 물었을 때 나온 대답들이다. 꽤 긴 기간 도백을 역임했는데 이 정도밖에 안되니 안타깝다.

원 전 지사는 주어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원 전 지사는 아주 특별한 기록을 세웠다. 민선시대 제주에서 최장수 도지사를 연임한 기록(7년 2개월)을 남겼다. 앞서 연임한 도지사들도 있었지만 원 전 지사에는 미치지 못한다. 불미스런 일로 중도에 물러났거나 재선거를 통해 도지사에 당선돼서 그런 것이다.

원 전 지사의 재임기간을 감안하면 그 평가는 박하다. 때문에 도전장을 냈던 8년 전과 그 이후 행보가 궁금해진다. 그는 도지사 출마를 위해 고향땅을 밟은 후 "제주의 갈라진 현실을 하나로 녹여내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며칠 후 관덕정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제주를 바꾸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 도정이 들어선 후 과연 제주가 나아진 것은 무엇인가. 얼른 와닿는게 없다. 물론 원 전 지사가 스스로 자랑한 것은 있다. 재선에 도전하면서 4년 동안의 성과를 내놓은 것이다. 난개발 방지, 대중교통체계 혁신, 주택과 쓰레기난 해결, 방만한 재정문제 해결, 제2공항 확정 등이다. 이 중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몇가지 안된다.

원 전 지사가 성과로 내세운 것을 들여다보면 한숨이 나온다. 대중교통체계는 30년만에 전면적으로 바꾼다면서 기대가 컸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한해 1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당초 의도한 대중교통 이용률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방만한 재정문제는 어떤가. 최근 4년간 늘어난 지방채만 1조원이 넘는다. 재정이 열악한데 대책없이 빚을 내는 것이 정상인가.

제2공항 발표로 빚어진 갈등문제도 마찬가지다. 도민 갈등이 최대 현안이 된지 오래다. 2015년 11월 제2공항 부지가 발표됐지만 7년째 표류하고 있다. 강정사태에 이어 제2공항 문제로 제주사회가 또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인 것이다. 8년전 원 전 지사가 "우리 공동체의 아픔을 치유하겠다"던 그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원 도정은 적잖은 재임기간 '요란한 빈수레'만 남겼다면 지나친가.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이 출범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특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경제 사정은 심상치 않다. 오 도정 앞에 놓인 국내외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원 도정에 대한 평가가 왜 좋지 않은지 모르지 않을 것이다. 오 도정은 한 눈 팔면 안된다. 그럴 겨를이 없을 것이다. 오 도정은 취임사에서 천명한대로 '도민의 빛나는 삶'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김병준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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