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주의 한라칼럼] 태풍이 오면 생각 나는 것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입력 : 2020. 09. 22(화) 00:00
한 달 사이에 태풍이 4개나 옆으로 지나갔다. 그 중 2개는 비바람이 심했고 1개는 사기성 예보였고, 1개는 그저 그랬다. 태풍은 우리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자연현상이다. 제주도 남쪽은 태풍을 막아주는 자연장애물이 거의 없다. 그래서 태풍을 직접 몸으로 견뎌내는 것을 방송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이번에도 한라산이 막아 주어서 제주도 옆으로 비껴 간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하여간에 서귀포에 살다보니 태풍이 올 때마다 여러가지 상념이 든다.

태풍이 지나간 바다는 호수같이 잔잔하다. 어느 때는 연못처럼 물결 하나 없기도 하다. 그럴때면 조그만 뗏마 라도 하나 있어서 어랭이 낚으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지는 건 세월 때문이겠지. 근데 문제는 배가 있어도 태풍 때 마을의 조그마한 포구는 배들이 피항을 가야 한다는 점이다. 큰 항구를 찾아서 또는 육지에 올려 놔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름 엉뚱한 생각을 해 봤는데 그것은 환경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바닷가 근처 육지에 땅을 파서 항구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또 태풍이 몰아치면 집중호우가 내린다. 특히 제주지역에서 많이 내리고 산악지대는 더욱 그렇다. 이 물들이 해안가 저지대로 급속하게 흘러간다. 그 와중에 너무 급작스럽게 쏟아져서 하천의 수용용량을 초과하는 것이다. 하천이 범람해 농경지나 주거지에 피해를 준다. 이 흐르는 물들을 여러 하천에 골고루 분산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상류 쪽에서 연결하는 것이 좋다. 현재 제주시의 한천 부근에 저류조를 만들어서 집중강우에 대비하는 것도 이런 개념일 것이다. 한 하천에 유량이 집중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또 쎈 태풍이 올 때 마다 자주 정전이 된다는 것이 문제다. 정전이 발생하면 가정집 뿐만 아니라 영업집의 불편은 물론 양식장, 하우스 할 것 없이 모든 곳이 다 피해를 입는다. 비상발전기가 있어서 가동해도 얼마 못가기에 빨리 복구해야 하는데 장비와 인력이 한정돼 있어서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태풍 마이삭 때 온 마을이 정전됐는데 금방 복구되었지만 수년전에는 며칠이 걸리는 바람에 하우스 안의 온도가 올라가서 열매는 고온 피해 받고 나무도 죽었었다. 정전은 주로 전봇대에 낙뢰나 전봇대가 강풍으로 넘어지는 경우다. 어느 언론에서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전봇대 지중화사업을 거론하는 것을 봤다. 정말 올바른 지적이다. 다만 지중화에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도로를 신설하거나 확장하는 경우에는 지자체가 어차피 도로 굴착해야 하고 한전은 큰 비용 안들고 전기지중화시설을 할 수 있다. 동시에 전화선, 케이블선 등도 지하화 할 수 있다. 그 외에 인도재정비사업과 공동으로 전봇대지중화사업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각 사업의 주체가 다르기에 돈 나오는 곳이 틀리고 예산배정시기도 각각이기에 슬기롭게 해야 할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동네로 알려진 보목동에는 워싱턴 야자수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근데 나무가 너무 커져서 전신줄에 걸리게 돼 워싱턴 야자수를 잘라야 한다고 했다. 역발상으로 전봇대를 지중화해 가로수를 살려낸 일이 기억난다. 하여간 지중화사업이 완료되면 태풍때 정전사태가 예방될 뿐만 아니라 제주의 지역경관이 더욱 깔끔해지고 제주의 지역가치가 또한 상승 될 것이다.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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