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새로 출범할 정부에 거는 기대
입력 : 2013. 01. 17(목) 00:00
귀퉁이가 많이 낡아진 수첩을 바꾸고, 묵은 달력을 걷어내고 새 달력을 걸어 놓은지도 어느 덧 보름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절망 혹은 기대와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지난 과거를 돌아보고, 다가올 날들을 제대로 내다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새롭게 시작될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과 제주도민들에게 따뜻한 희망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그러나 보수언론으로부터도 '밀봉' 인선에, '깜깜이' 인수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 벌써부터 국민적 여망을 저버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국민들과 약속했던 핵심적인 공약들이 검토단계에서부터 하나 둘씩 뒷걸음질 치고 있는 모습을 본다. 보건·의료, 복지 등 서민과 노인층을 위한 공약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4대 중증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 선택 진료비, 간병비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 지급' 공약도 저소득 노인층부터 우선 시행해 나가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위 '하우스 푸어'의 지분매각제도,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역시 당초 공약에서 후퇴할 조짐이다. 국민행복을 내걸었던 새 정부가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국민들의 행복을 조금씩 외면해 가고 있는 것이다.

제주 관련 공약에서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문제는 외국관광객의 접근성 제고와 세계적 관광지 도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용역비 삭감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 역시 근본적 문제 해결은 뒷전으로 한 체 국가의 기본적인 재정 지출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외상공사'를 진행하면서 최소한의 국회 합의도 무시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시절 4·3의 완전해결을 위해 4·3평화재단 국고지원 확대, 피해자 생계비 지원, 유가족 의료복지 확대 등을 약속했지만, 4·3평화재단 기금의 확대지원이 절실한 현실에서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마저 축소해야만 하는 예산반영에 그쳤다. 4·3평화공원 3단계 조성사업 예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부 5년을 경험한 제주도민으로서 잘못된 과거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연방주 수준의 실질적 국제자유도시 조성, 도 전역 면세지역화, 동북아시아 교육 중심지 육성, 제2의 제주국제공항 건설 등 찔끔거리다 말거나 아예 손을 놓아버린 약속들을 우리는 지켜봤다.

선거시절 후보의 공약이 당장 한꺼번에 해결될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으나 새롭게 시작할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지금부터라도 제주도민에게 '희망의 끈'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 대선과정에서 제주자치도 차원에서 제시했던 '제주미래발전을 위한 정책아젠다'를 다시 한 번 차분히 살피고 반영하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새정부가 '감귤'과 '관광'을 이룩했다는 과거 향수에 머물지 말고, 출범한지 6년이 지난 제주특별자치도로서의 추진이 진정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이 보다 향상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도민행복시대가 열리기를 기원해 본다.

<박주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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