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고령화사회의 관광
입력 : 2012. 11. 01(목) 00:00
현대사회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 및 산업화 과정으로 국민생활 수준이 향상되었고, 과학기술과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연장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평균수명의 연장과 저출산 추세로 인해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은 이미 2005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7%를 차지하여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고,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4.3%에 이르러 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데 걸리는 기간이 13년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령화 사회흐름이 제주의 관광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준비와 연구가 아직은 미흡한 듯하다. 이미 1970~1980년대 경제 성장의 근간을 이루었던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맞이하면서 관광시장에 있어서 거대한 소비자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시대의 노인들이 자손들에게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주던 피부양자 신세에서 벗어나 상당수가 여유있는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건강하고 건전한 소비계층으로 변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급격한 경제성장과정에서 발생한 가처분소득의 증대와 부동산 및 금융자산 가치의 상승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하였고,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음으로써 구매력을 갖춘 집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현재의 노인들은 무료한 생활을 하기보다는 취미, 레저 등 여가활동을 통해 생활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고 관광상품의 구매도 단순히 가격에 좌우되기보다는 관광의 경험과 품질에 좀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노인 관광활동에 가장 중요한 사안 중의 하나인 건강과 관련된 사안에 있어서도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오늘날 70대 노인이 과거 50대 노인보다 더욱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고 학력수준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상품은 시장의 관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있더라도 저가의 천편일률적인 관광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즉, 관광상품 개발이 빠르게 변화하는 노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제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물론 노인 대상의 관광상품의 특징을 보면 젊은층에 비해 숙박관광의 비율이 낮고 단거리 위주의 신체적 부담이 없는 관광지를 선호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빠른 부의 축적과 체력이 개선되면서 노인세대의 관광패턴은 빠르게 변화해 나갈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매력적인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면 제주 관광산업에 또다른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기대 이상으로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래는 항상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제주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발 먼저 움직여 틈새시장을 선점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홍성화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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