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아리랑의 힘
입력 : 2012. 10. 25(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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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은 시대와 공간, 이념을 뛰어넘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노래다. 9월 8일 열린 제69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식장에서 김기덕 감독이 부른 아리랑은 전 세계에 아리랑이 우리의 곡조임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시도하는 마당에 시원한 한줄기 소낙비가 아닐 수 없다.
아리랑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1392년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던 왕조 교체기에 구 왕조의 충신들이 개경의 두문동에 들어가 부르던 참요(讖謠)라 한다. 두문불출(杜門不出)은 여기서 비롯된 고사성어다. 그리고 그 중 일곱 명의 무리가 강원도 정선으로 스며들어 그들의 애환을 노래로 표출한 것 또한 정선아리랑이란 설이 있다. 이로 비추어 아리랑의 조국이 어디인지 하는 것은 분명해진다.
아리랑은 노래뿐 아니라 춤, 영화, 연극, 소설, 뮤지컬, 상호 등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존재한다. 1926년 나운규의 대표작인 영화 '아리랑'은 암울한 일제 강점기에 식민의 고통에 시달리던 백성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준 무성영화다. 다시 80여년 세월이 흐른 지난해 김기덕 감독은 또 다른 영화 '아리랑'으로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는다.
이렇듯 여말선초를 배경으로 태어난 아리랑은 시대를 넘고 장르를 확장하며 널리 사랑받고 있다.
아리랑은 지역별로도 산재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시작하는 경기아리랑을 비롯해서, 강원도의 강원아리랑 정선아리랑 춘천아리랑, 경상도의 밀양 아리랑, 전라도의 진도아리랑 남원아리랑 등이 있다. 이북에도 평안도의 서도아리랑, 함경지방의 함경도아리랑 단천아리랑, 황해도지방의 해주아리랑이 있고, 나라 밖 중국 땅의 독립군아리랑, 러시아 땅의 사할린 아리랑도 있다. 이 중 '정선·밀양·진도아리랑'은 3대 전통아리랑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설화에 바탕을 두고 자연스레 노랫말이 붙여지고 음계가 실리면서 민요로 전승되어 왔다. 최근엔 현대판 아리랑이랄 수 있는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과 하춘화의 '영암아리랑'이 대중적 인기를 끈다. 아리랑이 대중가요와도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창작아리랑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살펴 보건데, 팔도강산에 아리랑 없는 곳이 없다. 제주에도 전통아리랑과 창작아리랑이 있다. 전통은 조천아리랑이고(異說 있음), 창작은 제주도아리랑이다. 조천 아리랑은 한 방송인이 채록하여 거의 보존수준에서 전해지고 있고, 제주도아리랑은 1973년 하춘화의 음반을 통해 들을 수 있다. 대부분 아리랑이 그렇지만, 제주도아리랑 역시 가사의 내용이 단순하다. 이 제주도아리랑이 널리 애창되었으면 좋으련만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쯤에 환상의 섬 이어도의 전설을 담아내고 탐라인의 숨결과 혼이 짙게 배어있는 아리랑, 눈물겹도록 기쁘거나 슬프거나 괴로워도 고귀한 멋과 감정으로 승화시켜 두둥실 함께 부를 수 있는 아리랑, 국제자유도시 제주커뮤니티의 꿈을 담아 하나로 물결치게 할 수 있는 아리랑이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싶다.
노래 한곡조가 거친 세파와 굴곡을 거뜬히 헤치고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비전을 함께 일궈 나가는 동력이 될 수도 있으리. 프랑스혁명의 성공 동력이 된 '라 마르세예즈'처럼,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강남스타일'처럼 감흥 있는 노래의 마력은 놀라운 응집력과 폭발력을 갖기 때문이다.
<오승익 제주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본부장>
아리랑은 노래뿐 아니라 춤, 영화, 연극, 소설, 뮤지컬, 상호 등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존재한다. 1926년 나운규의 대표작인 영화 '아리랑'은 암울한 일제 강점기에 식민의 고통에 시달리던 백성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준 무성영화다. 다시 80여년 세월이 흐른 지난해 김기덕 감독은 또 다른 영화 '아리랑'으로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는다.
이렇듯 여말선초를 배경으로 태어난 아리랑은 시대를 넘고 장르를 확장하며 널리 사랑받고 있다.
아리랑은 지역별로도 산재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시작하는 경기아리랑을 비롯해서, 강원도의 강원아리랑 정선아리랑 춘천아리랑, 경상도의 밀양 아리랑, 전라도의 진도아리랑 남원아리랑 등이 있다. 이북에도 평안도의 서도아리랑, 함경지방의 함경도아리랑 단천아리랑, 황해도지방의 해주아리랑이 있고, 나라 밖 중국 땅의 독립군아리랑, 러시아 땅의 사할린 아리랑도 있다. 이 중 '정선·밀양·진도아리랑'은 3대 전통아리랑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설화에 바탕을 두고 자연스레 노랫말이 붙여지고 음계가 실리면서 민요로 전승되어 왔다. 최근엔 현대판 아리랑이랄 수 있는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과 하춘화의 '영암아리랑'이 대중적 인기를 끈다. 아리랑이 대중가요와도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창작아리랑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살펴 보건데, 팔도강산에 아리랑 없는 곳이 없다. 제주에도 전통아리랑과 창작아리랑이 있다. 전통은 조천아리랑이고(異說 있음), 창작은 제주도아리랑이다. 조천 아리랑은 한 방송인이 채록하여 거의 보존수준에서 전해지고 있고, 제주도아리랑은 1973년 하춘화의 음반을 통해 들을 수 있다. 대부분 아리랑이 그렇지만, 제주도아리랑 역시 가사의 내용이 단순하다. 이 제주도아리랑이 널리 애창되었으면 좋으련만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쯤에 환상의 섬 이어도의 전설을 담아내고 탐라인의 숨결과 혼이 짙게 배어있는 아리랑, 눈물겹도록 기쁘거나 슬프거나 괴로워도 고귀한 멋과 감정으로 승화시켜 두둥실 함께 부를 수 있는 아리랑, 국제자유도시 제주커뮤니티의 꿈을 담아 하나로 물결치게 할 수 있는 아리랑이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싶다.
노래 한곡조가 거친 세파와 굴곡을 거뜬히 헤치고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비전을 함께 일궈 나가는 동력이 될 수도 있으리. 프랑스혁명의 성공 동력이 된 '라 마르세예즈'처럼,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강남스타일'처럼 감흥 있는 노래의 마력은 놀라운 응집력과 폭발력을 갖기 때문이다.
<오승익 제주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