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지역 전시산업의 발전과제
입력 : 2012. 05. 31(목) 00:00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이 제주지역 마이스산업은 선택과 집중전략에 의해 컨벤션과 인센티브 시장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자문한다. 필자도 제주가 처한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과 내수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그러한 의견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의견이 마이스 산업의 또 다른 중요시장인 전시산업을 방치하라는 의견은 아닐 것이다. 전시컨벤션은 양날개와 같아서 어느 정도는 균형발전을 꾀해줘야 제주 마이스 산업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 전시산업의 경쟁력을 보자면 갈길이 너무 멀다. 우선 제대로 된 전시회를 개최할만한 인프라도 부족하고 전시회를 기획하고 개최할 수 있는 전문기획사 및 인력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더욱이 산업발전을 꾀할 중장기 발전전략 및 비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국내외 주요 경쟁도시가 전시산업 발전을 위해 전시장 확충 및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 붓는 상황에 비하면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늦기 전에 관련 전문가의 지혜를 모아 틈새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해 나간다면 어느 정도 가능성은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역 전시산업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지역에 특화된 브랜드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고 지역 전시산업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 할 수 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인 참가에 중심을 두는 일반전시회보다는 업계참여가 중심이 되는 전문전시회 개최지로서의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전시회 개최를 통한 단기적 이익창출에 너무 매달리기 보다는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고 만족시켜 나갈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이러한 전략이 추가적인 비용을 발생시켜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전략이다. 즉, 고객에게 양질의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치중하다보면 수익은 자연스레 얻어진다는 이른바 'Quality Profit'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의 발전잠재력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특화된 전시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앙정부로부터 지역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된 풍력서비스, 청정헬스푸드, 뷰티향장 그리고 말산업과 관련된 전문전시회를 개최해 관련산업의 발전과 전시산업의 동반성장을 꾀할 필요가 있다. 전시회는 그 자체가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넷째, 국내외 전시산업 관련 경쟁환경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을 감안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최근 특정 전시회에 참여하는 대신 자사의 브랜드만을 프로모션할 목적으로 별도의 독립된 행사를 개최하는 의미의 기업전시회(Corporate Show)를 유치하거나 산업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지대한 기업을 일컫는 앵커업체(Anchor Exhibitor)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전시회를 개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전시관련 전문기획사와 인적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컨벤션과 마찬가지로 전시산업은 결국 사람이 상품기획에서 판매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시관련 인프라 확대가 필요한데 다행히 최근 전문전시장을 건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을 균형있게 육성한다면 더 이상 제주가 전시산업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게 될 것이다. <홍성화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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