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메가투어리즘 시대! 친절과 배려를 제주의 핵심가치로
입력 : 2012. 02. 16(목) 00:00
올해로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 출범한지 10년이 지났다. 많은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장과 발전을 하여왔다. 세계 180여 개에 달하는 나라에 대한 비자면제와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호재로, 작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1백만이 넘었고, 내외국인 합쳐 870여만 명이 제주에 온것으로 집계 되었다. 금년에는 관광객 1천만 명 목표의 메가 투어리즘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서비스 산업으로서 친절과 에티켓, 봉사 등 글로벌 시민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필자는 아직 낙제점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서울에서 생활을 하다 28년 만에 다시 와본 고향 제주의 기초생활 질서나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식은 국제자유도시는 차치하더라도 국내 타 도시에 비해서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지난 1년 동안 고향 속의 타향에 살면서 이것만은 고쳐야 하겠다는 몇 가지를 적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교통질서이다. 실제 필자의 경험이다. 어느 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차들이 멈출 기미 없이 계속 지나간다. 차량이 좀 뜸해지자 빠른 걸음으로 건너는데 차들이 보행자가 있음에도 아랑곳없이 앞·뒤로 쌩쌩 지나간다. 위험할 뿐 아니라 불쾌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외국의 관광객들이 이를 직접 체험한다면 우리 제주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심히 걱정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를 우선하여 서행하고 주위를 살피는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는 쉽게 남을 탓하는 것이다. 어느 날 택시를 타고 출근한 적이 있다. 그런데 택시기사는 손님이 누구인지 아랑곳없이 특정대상을 향해 욕설을 한다. 비록 몇 분에 불과하겠지만 택시야 말로 외부손님을 맞이하는 첫 접점이 아닌가.

셋째는 서비스 관점이다. 필자가 자주 가는 동네이발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 이발소에서 면도를 하던 날이었다. 마침 이발사와 친분이 있는 분이 그 자리에 계셨는데 면도를 집도하면서 그분과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었다. 몹시 불안하고 불쾌하기까지 했던 기억이다.

그런데 다른 지역은 어떤가. 93년 여름 필자가 일본에 어학연수 갔을 때의 일이다. 우리 일행은 전철로 이동했는데 노선을 잘 몰라 목적지로 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그래서 전철 안에서 서툰 일본어로 목적지를 물었더니 잘 못 탔다는 것이다. 당황한 우리가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자 그 사람도 함께 내렸다. 그리고는 우리가 타야 할 전철을 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가던 길을 가는 것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잊을 수가 없다.

이러한 행동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바로 남을 헤아리고 존중하는 배려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배려는 사람에 대한 작은 예의이자, 건강한 공동체를 건설하는 원동력이다.

매가 투어리즘 시대, 친절과 배려만이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다. <강승화 제주특별자치도 신공항건설 추진단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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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02-20 13:26삭제
겉만 번지르르한 외형도 좋지만 일상생활속에서 국제자유도시 시민으로서의 최소한 갖춰야 할 에티켓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실정입니다. 필자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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