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세계7대경관 이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입력 : 2011. 11. 03(목) 00:00
제주도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세계7대자연경관의 결과가 오는 11월12일에 나오게 된다. 제주도 행정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지원약속도 있었고 도민의 참여도 높아져 가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가 전해 듣기로는 현재 2, 3위의 상위 그룹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제주도의 역량을 보여주는 결과라 생각된다.

세계7대경관으로 선정된다면 세계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에 이어 경이로운 자연경관을 갖는 지역으로 재평가 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유네스코 3관왕과 세계7대경관 선정 이후 명확한 제주도의 발전전략과 연계된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목표달성에만 흡족해 한다면 세계7대경관 참여의 당위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세계7대경관 투표에 제주도 행정당국과 시민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기 때문에 더욱 더 목표달성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 제주도가 추진해야 할 후속조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제시하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왜냐하면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이나 세계7대경관 선정은 유형적, 물질적 가치에 대한 평가에 많은 비중을 둔 것이라면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무형적, 비물질적 가치의 자원을 발굴하고 상호 보완하는 것이 진정한 제주도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제주도의 정체성을 갖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제주도의 정체성을 갖게 하는 핵심적인 주제는 문화이다. 문화는 자연환경의 기반위에 오랜 생활을 영위하는 과정 속에 축척되어 구축된 가치이며 이는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땅과 밀접한 관계성을 가지며 창출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주도에는 1만8천여의 신들이 존재하고 있고, 지역 곳곳에는 신이 좌정해 있다고 생각하는 340여개의 신당(神堂)이 있다. 제주사람들에게 바다는 삶의 무대이자 무한한 존재의 대상이었으며 바다와 관련된 문화가 많다. 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맞이하여 풍어를 기원하고 해상안전과 해녀들의 채취물인 소라·전복·미역 등의 풍성을 기원하는 영등굿이 있고 이외에도 가치있는 다양한 굿도 있다. 최근 15일간 진행되는 제주큰굿의 영상기록화 작업이 있었다. 제주큰굿을 지켜보면서 제주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정신을 엿볼수 있었으며 이러한 유형적, 비물질적 문화자원이 제주를 더욱 특별한 섬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15일간 이어지는 국내 최대의 제주큰굿, 그 자체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먼 훗날 후손들을 위한 영상기록화는 새로운 문화자원의 활용이자 문화의 전승이라 생각된다.

흔히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과 세계7대경관 선정 이후, 관광과 연계한 후속조치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21세기의 화두는 정신적 가치의 문화이다. 특별한 문화를 가진 제주도의 정체성 확보자원에서 무형적, 비물질적 문화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때이고 또한 활성화와 기록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것이 특별한 자치도이고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새로운 경쟁력을 갖는 것이 아니겠는가?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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