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한라산 관리권의 정당성은 선보전에 있다
입력 : 2011. 07. 14(목) 00:00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의 환원문제가 진정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주도는 한라산의 관리권이 제주도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한라산 관리권이 국가사무로 환원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제주도지사가 직접 환경부와 행정안전부를 찾아 사태를 진정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라산 관리권 환원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촉진위원회가 한라산의 관리권을 국가사무로 환원하는 내용의 대통령 재가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찌됐든 소관법령을 개정하는 작업은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 제주도의 의견이 참작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제주도는 한라산 관리권 유지의 정당성을 강하게 피력하고, 중앙정부와도 적극적으로 절충해 나가야하는 과제가 남았다.

한 숨 돌릴 수 있는 여유는 찾았다고는 하지만 사태가 이렇게 급진전될 때까지도 제주도가 상황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 지방분권촉진위원회는 사무정비 과정에 환경부 등 관련 중앙정부,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 지방4대 협의체 등에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통보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에 대한 의견 제출을 하지 않았다. 결국, 제주도의 안일한 대응이 한라산 관리권 환원이라는 문제로 번지고 만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관리권 환원에 대한 환경부의 입장이다. 지방분권촉진위에 따르면 한라산 관리권의 환원 논의과정에서 환경부는 한라산 관리권의 국가사무 환원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환경부 산하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한라산의 관리권 환원을 과거부터 끈질기게 요청해 왔던 사실을 상기한다면 환경부의 태도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번 일은 사무정비 논의과정에 제주도의 소홀한 대응으로 촉발된 것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제주도의 한라산 관리정책의 문제로 접근해야 옳다. 첫째, 항구적인 관리권 유지를 위한 노력이 부재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시시때때로 환원을 요구해 왔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도민정서나 지역의 특수상황이란 애매한 이유로 대응했을 뿐이다. 특별법 제도개선 과정에 이를 법령에 명시하려는 노력도 없었다. 둘째, 보전중심의 관리정책으로 관리권 유지의 정당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국립공원과 차별성 있는 한 단계 앞선 보전·관리정책이 아니라 이용중심의 개발정책을 줄곧 펼쳐온 점도 누가 관리권을 갖든 상관없다는 여론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한라산의 관리권을 국가사무로 환원하는 것이 정당한 것은 더욱 아니다. 국토 생태계 파괴의 상징인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환경부가 하고 있고, 설악산·지리산 등의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건설을 허용할 태세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국립공원에 무분별한 도로건설, 상업시설 난립 등 각종 개발압력에 놓여 있는 점도 오히려 한라산의 관리권을 제주도가 유지하는 게 낫다는 정당성을 부여한다. 결국, 국립공원의 가장 중요한 보전업무를 소홀히 하는 환경부가 한라산 관리권 환원을 주장하는 것은 조직이기주의와 다름이 없다.

따라서 제주도는 한라산 관리권 유지의 정당성을 위해서라도 국립공원과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국제적 수준의 보전·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해 가야한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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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메마씸 07-16 10:51삭제
내 개인적으로는 4대강 사업의 총론은 지지하지만, 각론에서는 미흡한 부분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에 반대를 당론으로 내건 민주당 정권의 본향인 전라남도가 영산강사업을 지지하고 나섰고 적절한 사업진척으로, 이번 물난리에도 강유역 범람에 따른 큰피해가 없음으로 인해 그 수혜를 적절히 입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다만, 시범적으로 1개강씩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점진적 개선을 해나가길 기대 했지만 임기내 완성이라는 밀어부치기에 따른 부작용은 두고두고 흠으로 작용할 것이다.

어떻든, 금년 장마철은 사상유례가 없는 물폭탄을 쏟아부어 1년치 강우량을 갱신하는 지경이지만, 4대강의 범람에 의한 홍수피해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예전같으면 이번 장마철에 종래의 강우량의 두배만 이르러도 4대강 유역은 홍수로 아수라장이 되었음은 누구도 부인 못할 사실이었으니깐 말이다.

즉, 자연환경파괴라는 멍에(하긴, 공짜 점심 없듯이, 댓가 없는 이익 없는 것으로 치면 감내할 수준은 아닌지..?)를 짊어지기는 하였지만, 하상정비 및 준설 등으로 물흐름을 원활케하고 저류지 역할로 인한 물관리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비판을 가할 것은 비판을 가하는 균형된 시각이 요구되어 진다.

어떻든, 목요논단에 간만에 허접한 이야기가 아닌 제주민의 마음의 품인 한라산 관리권을 자주적으로 지키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에는 박수를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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