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도의 현장시선] 제주~육지 도민 이동권, 이제는 바다에서 답을 찾아야
입력 : 2026. 08. 28(금) 03:00
김정도
[한라일보] 제주 기점 항공권 품귀현상으로 도민들의 육지 이동 불편이 크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슬롯이 LCC로 배분되며 중소형기 위주로 기종이 바뀌어 좌석 수가 줄었고, 고유가로 항공사들이 기존 운항 계획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며 항공편 수 자체가 감소했다. 도민 항공사 신설, 쿼터 배분 요구 등 논의는 있었지만, 관광 수요가 줄 때마다 매번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를 반복해 왔다.

그렇다면 대체 수단인 해운 여객은 형편이 나을까? 해운 여객은 상황이 오히려 더 열악하다. 배편 수가 적고 육지 항만까지 이동 시간이 길며 KTX 연계도 미흡해, 배편으로 당일 육지 일정을 소화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주~부산(2022), 제주-인천(2023), 제주~여수(2024) 항로가 매년 하나씩 끊기면서, 현재 KTX 연계가 가능한 거점 항만은 목포항이 사실상 유일하다. 그마저도 이동 시간이 4시간30분에 달해 왕복 시 최소 1박 이상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 중국~강정항 크루즈 유치나 제2공항 추진에만 몰두해 왔다. 이제는 무너진 해운 교통을 살려내기 위해 제주도가 다음 세 가지 과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여야 한다.

첫째, KTX 접근성이 좋은 여수·부산 등 거점 항만 노선의 복원이다. 선사의 수익성 악화가 걸림돌이라면, 중앙정부와 제주도가 손실을 보전하거나 직접 여객선을 도입해 공영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둘째, 운항 시간대와 횟수의 전면 조정이다. 이른 아침 출항과 하루 최소 2회 이상의 운항이 필요하며, 모든 노선 확대가 어렵다면 특정 항만을 지정해 특별 여객 항로로 운항을 집중하는 전략도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 여객 전용 쾌속선의 도입이다. 포항~울릉도 노선에 투입된 쾌속선은 최고 시속 95㎞로 900명 이상을 수송한다. 동급 선박을 도입하면 목포는 약 2시간20분대, 여수는 2시간40분대로 단축되며, 이는 KTX 환승을 통한 당일 서울 왕복까지 가능케 한다. 다만 항공 요금과 비슷하거나 저렴한 운임 확보와 초기 운항 보조금이나 공영제 도입 같은 과감한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

이러한 투자는 제2공항이나 해저터널에 드는 수십조원 비용과 그로 인한 환경파괴·사회갈등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이다. 대형 여객선 1척이 항공기 5~6대분 승객을 수송함으로써 항공 수요 분산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전기 선박 등 저탄소 선박 전환과 연계한다면, 해운 여객은 항공의 단순 보완재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사면이 바다인 섬 제주에서 정작 바다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논의는 늘 뒤로 밀려나 있었다. 해상 이동권 해결을 통해 다시금 제주의 바다로 눈을 돌리고, 맹목적으로 항공편에만 기대어온 이동권 제약 문제를 이제는 담대하게 풀어내야 할 때다. 그 해답이 바로 바다에 있다. <김정도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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