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대학교병원이 기존 냉장 보관과 '저온 기계 관류'의 비교 연구를 통해 사망 기증 신장을 보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주대병원 장기이식팀은 사망 기증 신장의 보존 방법으로 사용되는 '저온 기계 관류(Hypothermic Machine Perfusion, HMP)'와 기존의 정적 냉장 보관(static cold storage, SCS)을 직접 비교한 임상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저온 기계 관류와 기존 보존법을 비교한 한국 유일·최초의 임상 비교연구이며, 아시아 지역에서도 최초로 보고된 비교연구로 국제학술지 'Transplantation Proceedings'에 게재됐다.

29일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에는 신장을 차갑게 유지하는 정적 냉장 보관 방식이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저온 상태에서 신장에 지속적으로 관류를 시행하는 저온 기계 관류가 새로운 보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실제 임상 비교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대병원에서 시행된 사망자 신장이식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기존 정적 냉장 보관(SCS)과 저온 기계 관류(HMP)를 적용한 환자군을 직접 비교한 후향적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저온 기계 관류를 적용한 신장들은 기존 냉장 보관군보다 보존 시간이 유의하게 길었음에도 이식 후 6개월 신장 생존율과 환자 생존율 모두 100%를 유지했다. 특히 저온 기계 관류 과정 중에는 관류 유량이 증가하고 혈관 저항이 감소하는 생리적 변화가 관찰돼 이식 전 신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잠재적 지표로서의 가능성도 확인됐다.

장원배 제주대병원 외과과장(사진)은 "이번 연구는 저온 기계 관류를 이상적인 조건이 아닌 실제 임상 환경에서 적용해 기존 방법과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처음으로 제시된 비교 데이터라는 점에서 향후 장기 보존 전략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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