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 제주 (3·끝)행복생활권을 말한다
입력 : 2025. 10. 22(수) 16:38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필수 서비스 이용 기회·삶의 질 높인다
집 가까운 곳에 6개 '생활필수기능' 공급 목표
돌봄·교육·건강·여가 등 격차 없이 누리도록
"단시간 체감 크지 않으나 도시 변화 첫걸음"
지난 9월 28일 친환경 교통 문화 확산 등을 취지로 제주시 구좌 해안도로에서 열린 자전거길 투어 라이딩.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지난 한 세기 동안 급격히 확장된 자동차와 시설 중심의 도시 모델은 이동의 편의성을 높였지만 환경 이슈, 도농 간의 공간 격차,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를 심화시켰다. 제주의 경우 도심권은 각종 생활 서비스 기능이 충분한 반면 보행과 주차 시 불편을 겪는다. 읍면 지역은 소재지 마을 중심으로 기능이 집중되면서 의료나 돌봄, 교육, 여가 등 생활권 전반이 결핍되어 있다.

'15분 도시 제주'는 지역민들에게 필수 편의 시설의 이용 기회와 삶의 질을 높이고 '사람 중심 도시'로의 전환을 목표로 뒀다. 도민 누구나 자신이 거주하는 집을 중심으로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필수적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근접 생활권을 조성할 계획이다.

차호철 건축가(무이건축 대표)는 '15분 도시 제주' 정책이 "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도시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인간 중심의 사고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또 다른 도시의 르네상스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 15분 도시 계획의 기본 공간 단위는 '행복생활권'과 '보행생활권'이다. 행복생활권은 통근, 교육, 여가 등 주민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적 기본 단위로 생활 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구성하는 보행생활권은 도보를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충족하는 기초 공간 단위다.

제주도는 기본 구상을 통해 총 30개의 행복생활권을 설정했으며 현재 제주시 원도심 일부, 서귀포시 원도심 일부, 애월, 표선 등 4개 권역을 시범 지구로 정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선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시범 지구 4개 권역에 이어 올해 8개, 2026년과 2027년에 각 9개의 기본계획을 짜는 등 주민 수요를 반영해 30개 행복생활권의 밑그림을 차례로 그릴 예정이다. 기본계획 수립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5년 주기로 다시 세우고 3년 차에는 수정계획을 짜는 등 보완 과정을 거치며 실천력을 높이게 된다. 이들 생활권에는 '15분 도시 제주' 현황 파악을 통해 ▷생활 ▷교육 ▷돌봄 ▷건강 ▷여가 ▷업무 등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보편적 삶의 질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6개의 '생활필수기능'이 공급되도록 설계한다.

'15분 도시 제주' 30개 행복생활권 지도. '15분 도시 제주 기본 구상 용역 보고서' 자료
제주도 15분도시팀장을 지낸 나해문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은 "15분 도시 제주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더 가까워지고, 더 행복해지는 생활권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5분 도시 제주를 통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시설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는지 들여다보고 종합적으로 분석해 방향을 내놓게 될 것"이라며 "이동 편의와 접근성을 고려한 도시 인프라를 조성하고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과 자전거 중심으로 가면서 도시와 농촌, 도시 안에서의 공간 격차를 완화하는 정책이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차호철 건축가는 "15분 도시는 행복한 도시, 행복한 삶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결과론적인 시각보다는 하나의 과정, 더 나은 삶으로 가는 과도기로 봐야 한다"며 "그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단시간에 체감되는 부분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 우리의 삶에 맞는 형태로 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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