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급식소 동물학대 정황… 락스·쥐약 등 살포
입력 : 2025. 08. 24(일) 15:10수정 : 2025. 08. 25(월) 11:28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한달 전부터 사료서 파란 가루… 고양이 2마리 의문사
수의사 “사진 상 살충제·쥐약 등 살포한 것으로 추정”
최근 제주시 삼양동의 길고양이 급식소에서는 수상한 파란 가루가 사료에 섞이거나 락스 냄새가 진동하는 등 동물학대 정황이 발견됐다. 한달 새 고양이 2마리가 의문사하기도 했다. 독자 제공
[한라일보] 제주의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락스와 쥐약 등으로 추정되는 독성 물질이 살포되는 동물학대 정황이 발견됐다.

지난 22일 제주시 삼양동의 한 길고양이 급식소에는 사료그릇 주변으로 파란 가루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가루는 살포된 지 시간이 흐른 듯 굳어 있어 손에 조금 묻어 나왔다.

고양이 급식소를 관리하는 주민 A(30대)씨에 따르면 사료그릇에서 파란 가루를 처음 발견한 건 지난달 말이었다. A씨는 이후로 근처 급식소 두 곳에서 1~2주 간격으로 비슷한 가루가 사료그릇에 섞여 있거나 급식소 인근에서 락스 냄새 따위가 진동했다고 주장했다.

또 2주 전쯤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사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A씨는 5년 전부터 급식소를 운영해 왔으나 최근 2~3달 새 고양이들의 경계심이 심해지고, 온몸에 털이 빠지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A씨는 “하루는 급식소에서 한 남성이 의문의 액체를 붓는 걸 목격했는데, 급식소에 가까이 가보니 락스 냄새가 진하게 났다”며 “화가 나서 남성을 따라가서 락스를 뿌렸냐고 물으니 부정하면서 ‘당신이 고양이 밥 주는 여자냐’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사진 상으로 봤을 때 사료그릇 속 가루가 ‘쥐약’이나 ‘살충제’ 따위의 물질이라고 판단했다.

박정훈 삼화동물병원 수의사는 “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정확하진 않지만 하얀 가루는 살충제, 파란 가루는 살서제(쥐약)으로 추정된다”며 “고양이가 이러한 독성물질을 섭취하게 될 경우 간부전, 신부전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동물권단체 관계자도 우려를 표했다.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는 “사료에 표백제(락스)와 쥐약 등을 뿌리는 행위는 명백한 동물학대에 해당된다”며 “경찰 수사와 엄중한 처벌 등으로 행위를 당장 멈추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안은 아직 경찰에 신고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도구·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동물학대에 해당돼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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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8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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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gie 08-25 13:20삭제
삼양 지역의 고양이 돌보미분들은 단순히 먹이만 주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들에게 TNR(포획–중성화–방사) 를 실시하여 길고양이 개체 수를 체계적으로 줄이는 세계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무작정 바닥에 사료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급식소를 정해놓고 그곳에서만 급여하며, 각 고양이들의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고 아픈 고양이가 있으면 사비로 병원에 데려가 치료합니다.

이렇게 고양이들이 중성화되고 잘 먹이를 먹으면 쓰레기를 뒤지지도 않고, 발정기 소음도 사라집니다. 결국 위생, 소음, 냄새, 질병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서귀포시민 08-25 11:42삭제
작고 연약한 생명을 괴롭히는 건 용기가 아니라 잔인함입니다. 그러 행동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분명한 폭력이며 죗값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 학대는 명백한 범죄입니다.
감사 08-25 11:32삭제
길고양이가 주변에 피해를 준다, 멸종위기종을 더 위험하게 한다 등등의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길고양이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연을 다 파괴하고 없애고 앞으로 없어질 동식물이 훨씬 많지 않나요? 애초에 멸종위기종이라는 단어를 생성하게 만든것도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면서 다른 생명들을 죽인 결과로 인한 책임을 왜 길고양이를 비롯한 유기동물들에게 전가하는 발언을 아무 생각없이 하는건가요? 정신차리세요. 모든 생태계의 가장 큰 파괴범은 인간이고 인간문명의 발달의 결과입니다. 공존하는 지구를 파괴시켜놓고 다른 생명 탓하지 마세요!! 그리고 담당부서와 경찰들도 이런 일에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주세요! 여기 제보하신 분도 얼마나 무서웠으면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있겠습니까!!
고양이 08-25 11:30삭제
주택가나 마을에 들고양이들은 특히 관리가 필요합니다.
보살핌없이 그냥 먹이만 준다면 이번과 비슷한 사례와 위생, 소음, 냄새, 질병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않을까요
도민 08-24 21:39삭제
말못하는 고양이라고 막대하고 죽이려하는 이유가 뭘까요? 동네에 피해를 주나요? 길고양이 챙겨주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안주면서 고양이들을 챙기는 펫티켓은 다 가진 사람들일텐데요. 고양이나 강아지도, 사람도 생명입니다. 지구에 살아가는 생명이고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게 되어 있어요. 말못한다고 막 대하지 맙시다. 죽이려 하지도 말고 그냥 두세요. 이건 학대고 범죄입니다.
김소연 08-24 21:35삭제
길고양이도 우리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입니다.
동물 학대는 명백한 범죄이고 반드시 찾아내어 강력히 처벌해야합니다. 동물을 향한 범죄가 사람을 향한 범죄로 이어질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학대범처벌받아라 08-24 21:33삭제
지구 혼자 쓰는 것도 아니고 함께 사는 지구인데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혐오하고 생명을 위협하나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은 그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물학대반대 08-24 17:32삭제
싫어한다고 죽이려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경찰에서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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