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고교 통학버스 사실상 위법 운행" 어쩌나
입력 : 2023. 10. 30(월) 16:46수정 : 2023. 10. 31(화) 16:33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현재 통학 전세버스 계약 처리 방식, 비용 부담 방식 모두 '위법'
국토부 규정 "계약 주체 '학교장'이 해야.. 학생 비용 부담 금지"
도교육청, 버스 임차비용 한시적 지원.. "대중교통 활성화를"
해당 학교 학생·학부모 "버스 노선 불편·안전 문제도" 불만도
기사의 특정 사시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한라일보] 도내 일부 중·고등학교의 통학 전세버스 운행 방식이 사실상 위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도교육청 차원에서 임차 비용을 전액 지원해주고 있지만, 재원 마련과 형평성 문제로 한시적 지원 방침을 밝히며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학교 가운데 중학교 1곳, 고등학교 9곳 등 총 10곳에서 통학용 전세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초등학교는 통학버스 임차비가 전액 지원되며 제주대학교 부설 중·고등학교의 경우 항공 소음 피해 지원의 형태로 비용이 지원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들 중·고등학교 대부분에서 이뤄지고 있는 통학버스 운행 방식이 위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전세버스를 임차, 계약할 경우 노선 운행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전세버스를 통학버스로 활용할 경우 계약의 주체를 '학교의 장'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학교들 대부분이 학교가 아닌 '학부모회' 명의로 통학 전세버스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통학 전세버스 비용 지불 방식도 위법이라는 점이다. 학교장 명의로 통학 전세버스를 계약해 운영하더라도 국토교통부 규정에 따라 개별 학생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에따라 통학용 전세버스를 임차해 운영 중인 모든 학교가 계약을 학교장 명의로 변경해야 할 뿐 아니라, 비용 역시 학교 또는 교육청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같은 문제가 이어지자 도교육청은 대책을 마련했다. 해당 학교들에 대해 전세버스 업체와의 계약 명의를 학교장으로 변경하도록 했으며, 올해 2학기 통학버스 임차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9월부터 현재까지 2개 학교가 전세버스 임차 계약 명의 변경을 완료했다. 전세버스업체와 길게는 2025년까지 다년 계약한 학교의 경우, 양자 합의를 통해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임차 비용 지원에 대한 예산이다. 현재 초등학교 통학버스 임차비와 읍면지역으로 통학하는 중·고등학생 대상 통학교통비로 각각 약 16억 원, 20억 원을 지원하는 등 통학지원 예산 편성이 이뤄지고 있는데, 통학버스 임차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매해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통학 전세버스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통학 거리에 따라 임차비용을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읍면지역 학교에 대해선 현행 수준에서의 지원이 일단은 유지되지만, 동지역 고등학교의 경우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내년부터 예산 지원이 중단된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주도와 협의해 버스 노선 조정과 배차 간격 조정 등을 통해 환승 등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일 열리는 제주도와 도교육청 간 교육행정협의회에도 '통학불편 해소를 위한 대중교통 노선 개선'이 주요 안건으로 포함됐다. 또 같은날 통학버스를 운영 중인 고등학교 학교장 대상 협의회도 예정됐다.

다만 통학버스를 이용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일반 노선 버스로 통학하라는 방침에 대해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한 사립 고등학교 학부모회 관계자는 "현재 교육청에서 통학버스 비용을 지원해주고는 있는데 내년부터는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전달받았다"며 "우리 학교의 경우 버스 편이 워낙 불편하고 아이들 안전 문제도 있어 통학버스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도교육청이 예산 집행을 못 하는 상황이라면 다시 학부모회가 전세버스업체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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