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양용방 조각전… 인간 존엄 물으며 새를 새기다
요철 변화 새 깃털 질감 등 민화 모티브로 갖가지 형상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9. 15(수) 16:10
양용방의 '새'.
제주 중견 작가인 양용방 조각가는 이번 전시에 '조각(鳥刻)'이란 이름을 붙였다. 조각(彫刻)의 동음이의어로 새롭게 만든 말이다. 그 제목에 전시의 빛깔이 단박에 드러난다.

그의 '조각'에 담긴 새 작업은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 민중들의 미적 감각을 반영한 민화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갖가지 동물이나 식물 형상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발산해온 민화의 그것처럼 해학적인 새의 모습을 입체화하는 작업을 통해 잊혀가는 전통문화의 가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려 했다.

지난 4일부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자리 잡은 갤러리 ICC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그의 개인전에 나온 작품은 약 20점에 이른다. 철, 알루미늄, 제주석, 시멘트 등 갖은 재료로 작업한 '새' 연작을 만날 수 있다.

양 작가는 논슬립 철판에 물리적인 변화를 통해 얻어지는 요철의 변화 속에서 새 깃털의 질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알루미늄 판재를 절단한 뒤 두드리고 구부리거나 수도 배관에 사용하는 엘보 등을 연결해 용접, 연마하며 작품을 완성시켰다. 새의 형상 등을 표현하기 위해 판화의 에칭기법을 끌어오는 등 시행착오도 거쳤다. 일부 작품은 만물의 생성소멸 원리를 의미하는 민화 속 오방색을 입혀 화려함을 더했다.

그는 "팬데믹 상황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여러 형상의 새 작품을 통해 인간 존엄과 가치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답을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이달 23일까지. 문의 73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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