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민참여예산 도입 취지 제대로 살려야
입력 : 2021. 05. 07(금) 00:00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는 좋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 과정에 지역주민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2013년부터 도입된 제도다. 예산 편성에서부터 집행과 평가 과정에 주민이 참여함으로써 지방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내년도 주민참여예산 사업 공모에 들어간 가운데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가 이달 2022년도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회의와 행정시 조정협의회를 거쳐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의결되면 제주도 내년 예산안에 반영된다. 읍·면에 각 4억원, 동에 각 2억원씩 배정한다. 대상 사업은 지역주민 다수에게 고루 수혜가 돌아가는 파급효과 높은 사업, 일자리·주민소득 창출 등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성장 동력사업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참여예산제가 당초 도입 취지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라일보가 올해 주민참여예산 사업 334건에 대한 분석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교통·공원·도로시설 확충 등 지역 인프라 개선사업이 215건으로 전체의 60%가 넘는다. 여기에 저소득층 방충망 교체 등을 포함하면 지역환경개선사업이 70~80% 차지한다. 일자리와 주민소득 창출 등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성장 동력사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주민참여예산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만하다. 지방재정 운영의 투명성은 높아질 수 있어도 그 효율성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여서다. 내년이면 주민참여예산제가 도입된지 10년째다. 지금처럼 떡반 나눠주듯 일률적으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문제 있다고 본다. 주민이 제안한 사업의 적합성은 물론 파급효과까지 검토해서 예산을 차등 반영할 필요가 있다. 배정된 예산에 짜맞추는 식으로 사업이 추진돼선 안되기 때문이다.
사설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