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74)코로나 시대, 수술실 안전관리
“코로나 환자 수술 대비해 안전지침 따른 환경 조성”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1. 05. 06(목) 00:00
치료 장소에서 ‘감염병 노출 장소’로
확진자·비확진자 공존 따른 대비 절실
수술실 운영 세분화·자원 배분 필요


코로나 시대를 국가 재난 상황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재난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시대 또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해왔다. 과거에는 사회적인 손상의 정량을 평가해 재난을 정의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통상 의료자원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로 정의한다.

재난은 의료시스템에 큰 부담을 주고, 재난을 당한 지역의 회복과 예방에는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2019년 시행된 '재난관리법'에서는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을 재난으로 정의했다.

의료재난은 환자가 다수 발생해 의료체계가 감당 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전염병과 같은 경우를 살펴보면 돼지유래 신종 인플루엔자 'H1N1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2009년 4월 24일 멕시코와 미국에서 확인된 후 항공여행객을 통해 4~6주 만에 전 세계 모든 대륙에 전파됐고, WHO(세계보건기구)는 21세기 최초의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선언한 바 있다.

신종인플루엔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갖지 못한 '사람-사람간' 전파능력을 획득해 대유행을 초래할 수 있었다. 대부분은 경증 질환의 경과를 밟아 합병증 없이 자연치유 되지만 중환자실로 입원한 환자 중 1.7%~11.9%가 호흡부전으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으며, 급성성인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빠르게 진행해 고농도의 산소와 호기말양압을 필요로 하거나 체외막산소공급(ECMO)까지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었다.

윤소희 교수
제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윤소희 교수의 도움을 얻어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수술실 운영에 대해 알아본다.

환자안전에 대한 개념은 1999년 말, 미국의학원(Institute of Medicine)이 발표한 '실수를 하는 것이 인간이다: 좀 더 안전한 건강 시스템 수립하기' 보고를 통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보고서 발간 이전까지는 환자안전을 위한 의료기관의 인식이 부족했다. 이러한 보고 이후 의료오류(medical errors)의 발생은 안전하지 못한 의료시스템에 의해 발생된다는 점이 부각됐다. 따라서 안전한 의료 환경을 위해 의료진들이 불가피하게 범하게 되는 실수를 미리 포착해내고, 예방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됐다.

이와 함께 환자의 안전을 위해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의료 질 관리'다. 의료 질이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치료 결과를 제공하는 진료체계 또는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다. 결국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위주가 아니라 환자중심의 의료를 일컫는다.

의료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강조되는 것은 '환자안전'이다. 그러나 의료의 질은 환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의료인과 사회의 동참이 필요하다. 환자안전은 의료 질 관리에 속하는 개념이기는 하지만, 의료 질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도 추구돼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는 점차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보다 나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요구한다. 의료기관들도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질 향상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인다. 의료의 가치가 단순한 진료 영역을 뛰어 넘어 안전과 의료의 질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모든 과정이 안전하고, 의료의 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체계가 수립돼 있다. 특히 수술실이나 중환자실에서의 의료질 향상과 환자안전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사스)을 시작으로 2015년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줬다. 의료기관은 환자나 의료진 모두에게 언제든지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전문학회별로 확진환자나 의심환자에 대한 안전관리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예로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 지난해 3월 9일 발표한 환자안전지침을 꼽을 수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환자가 대기 구역에 체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리 지정된 수술방에서 치료가 이뤄져야 하며, 수술방 문 앞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고문구를 부착해 직원들의 노출을 최소화 ▷환자가 회복실 (PACU)에 체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술방에서 완전히 회복한 후 음압병실로 이동하거나, 음압이 적용될 수 있는 중환자실로 이송 ▷기관내삽관, 교체 및 발관은 바이러스를 환자의 폐로부터 공기로 유출시켜 감염을 전파할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므로, 반드시 음압이 적용되는 장소에서 시행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 ▷임상상황을 고려해 수술방이 아닌 음압병실이나 음압이 적용되는 중환자실에서 기관내삽관을 미리 시행하거나 기관내발관을 시행하는 것을 고려 ▷음압 환경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이동식 헤파필터(hepafilter) 적용을 고려 ▷수술 전·후 환자 이송 중에 공기가 오염되지 않도록, 고효율의 소수성 필터(hydrophobic filter)를 기관내튜브와 호흡낭(reservoir bag) 사이에 장착 등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코로나 감염은 전세계적 유행으로 퍼지며 장기간 지속됐고, 2020년 12월에는 수술실 운영을 위한 일반 지침이 추가로 마련되기도 했다.

국내 코로나19의 전파 양상을 보면 지난해 3월과 8월 1·2차 대유행 시기에는 주로 지역별로 입원가능병상 및 중환자 병상의 부족이 발생했고, 유행이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현재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정규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의 3차 대유행과 함께 감염의 전파 양상이 심화되면서 각 의료기관은 정규수술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의 수술에도 대비해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마다 확진자와 비확진자 사이에 철저한 격리를 시행하려 노력함에도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이 내재돼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수술의 응급 정도를 체계화 하고, 수술실 운영시간을 세분화 시켜야 한다. 또 의료진 교육과 함께 의료 자원을 적절히 배분, 안전한 수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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