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7)사려니 숲길 입구~옛 집터~4·3주둔소~마흐니오름~수직동굴~남조로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삼나무에 지친 일상이 저만치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입력 : 2020. 09. 02(수) 00:00
삼나무숲길에서 올려다 본 제주의 하늘.
코로나·폭염 위협 갈곳 없는 휴가철
곳곳에 숨어있는 자연의 위대함 느껴

4·3주둔소 등 아픈 역사의 현장 공존



긴 장마와 태풍이 할퀴고 간 제주에는 살인적인 폭염이 다시 시작됐다. '죽지도 않고 온 각설이' 같은 폭염은 우리를 지글지글 녹일듯 달려든다. 코로나19의 폭발적인 위협으로 여름휴가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시대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으로 향하고 있다. 평소에 접하지 못한 자연에서 지친 심신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지난 22일 '2020 제7차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실시됐다. 이번 에코투어는 사려니 숲길 입구에서 시작해 옛 집터~4·3 주둔소~마흐니오름~수직동굴~남조로로 나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사려니숲길 도착 후 몸을 풀고 사려니숲길 50m 가량 옆에 있는 좁은 입구로 들어갔다. 입구로 들어서자 빽빽한 나무들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를 바라보니 새들이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숲길을 가다보니 동충하초가 보였다. 동충하초는 부끄러운듯이 줄기를 나뭇가지들 사이로 숨으며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겨울에 벌레였다가 여름에는 버섯으로 변한다는 뜻에서 동충하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숙주가 되는 곤충은 나비, 매미, 딱정벌레, 노린재 등이다. 이날 본 동충하초의 주인공은 바로 노린재였다.

4·3유적지.
조금 걷다보니 삼나무숲길이 나왔다. 이 곳의 삼나무숲길은 옛날에 화전민들이 터를 잡고 산 장소였다. 주변엔 돌들이 쌓여 있는 곳이 많았다. 길잡이 박태석씨는 "음식 보관용 장소나 가축을 가둬두는 장소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더 이동하니 삼나무를 일부 벌목한 현장이 눈에 띄었다. 삼나무는 이용가치가 적어 그냥 버려져 방치됐다. 안타까웠다.

마흐니궤.
삼나무숲길을 헤치고 가다보니 4·3주둔소가 나왔다. 주둔소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고 가시 식물들이 많아 긁히고 찔려 난리도 아니었다. 4·3주둔소는 제주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다. 4·3주둔소는 넓지 않았지만, 당시 토벌대가 주둔하며 불을 피웠던 장소, 거처의 흔적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한편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았다. 이 장소가 4·3주둔소라고 알려주는 팻말이 전혀 없었다. 관광객이나 처음 본 사람은 "돌이 많이 쌓여 있네"라고 단순히 생각하며 무심코 지나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또 관리가 안돼 풀이 무성하게 자라 역사의 흔적을 가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차무릇.
4·3주둔소에서 잠시 휴식 후 마흐니오름으로 향했다. 길을 가다 보니 주렁주렁 달린 으름난초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얼핏 보면 빨갛게 잘 익은 고추처럼 생겼지만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귀한 식물이라 함부로 훼손하면 안된다.

다음 코스인 마흐니오름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나지막한 마흐니오름은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 203번지에 위치해 있다. 이 오름은 표고 522m, 비고 47m의 거대한 말굽형 분화구가 특징이다. 이 오름에서 제주4·3사건 전에는 사람들이 밭농사를 지었으며 1960년대 후반까지도 노루 사냥을 했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털사철난.
정상에서 휴식 후 발걸음을 뗐다. 동박새와 매미의 울음소리를 벗삼아 내려오니 마흐니 수직동굴이 보였다. 수직동굴은 이름대로 동굴이 수직으로 발달해 내부에서는 ㄴ자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굴의 깊이는 20m나 된다. 동굴을 보니 매우 깊어 보였다. 자칫 굴 속으로 떨어지면 맥도 못 추릴 것 같아 무서웠다.

마흐니오름에서 내려와 수망리로 이동하는 길은 시골길 같은 느낌이었다. 비록 내리쬐는 햇빛은 뜨거웠지만, 탁 트인 들판과 산수국들을 보며 기분 좋게 에코투어를 마무리했다. 강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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