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만의 월요논단]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가지를 치는 일
입력 : 2026. 07. 27(월) 01:00수정 : 2026. 07. 27(월) 07:00
양복만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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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콩밭을 가꾸어 본 사람은 안다. 콩이 잘 자라려면 물과 거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농부는 때로 곁순을 치고 아랫잎도 덜어낸다. 햇빛과 바람이 통하도록 가지를 정리한다. 그때 가지 사이로 햇살이 스미고, 바람길이 열린다. 그 과정에서 식물은 흔들리고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그 흔들림이 지나면 식물은 제 힘을 열매가 맺힐 자리로 모은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이와 닮았다. 곁순을 친다는 것은 삶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을 덜어내는 일이고, 아랫잎을 정리한다는 것은 과도한 자극과 혼란을 걷어내는 일이다. 햇빛을 들인다는 것은 스스로 해 볼 기회를 내어주는 것이며, 바람이 통하게 한다는 것은 마음속 감정을 말로 흘려보낼 길을 열어주는 일이다.
성장에 필요한 것은 상처 하나 없는 온실이 아니다. 지나친 보호는 스스로 설 기회를 빼앗고, 거센 압박은 마음을 움츠러들게 한다. 식물이 무성한 가지를 덜어내고 열매에 힘을 모으듯 사람도 작은 실패와 좌절을 지나며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기른다. 부모의 몫은 흔들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일어서도록 곁을 지키는 일이다. 앞에 놓인 돌을 치워 주면 길을 찾는 법을 배우기 어렵다. 넘어지고, 멈추고, 다시 걸어가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부모가 한 걸음 비켜설 때 자녀는 자기 발로 세상을 향해 걸어간다. 개입보다 간격을, 설명보다 시간을 남겨 두는 까닭이다.
좋은 가정은 많이 갖추었다고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수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어 주는 마음과 숨을 고를 여백이 있는 일상이 그 바탕이 된다. 그 믿음은 말보다 오래 남아 마음 깊은 곳에 삶의 기준으로 스며든다.
콩밭은 열매를 맺기 위해 덜어낼 것을 덜어낸다. 사람을 키우는 일도 다르지 않다. 사랑은 더 많이 해 주는 데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때로는 기다리고 물러서며, 한 사람이 자기 삶을 살아 볼 공간을 남겨 줄 때 더 깊어진다. 자녀는 부모가 들려준 수많은 말보다 실패 앞에서 재촉하지 않고 곁을 내어 준 순간을 기억한다. 그 기억은 삶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제자리를 찾게 하는 든든한 버팀이 된다.
콩은 서두른다고 하루아침에 열매를 맺지 않는다. 햇빛을 견디고 비를 맞고 바람에 흔들리는 시간을 지나 단단한 꼬투리를 품는다. 성장도 그렇다. 부모가 조급함을 내려놓고 기다려 준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속에서는 삶을 견디는 힘으로 자라난다.
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사람에게 오래 남는 것은 정보를 빨리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삶을 다시 선택하는 힘이다. 자녀는 부모의 표정과 기다림, 끝까지 자신을 믿어 준 시간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삶의 바람 앞에서도 한 사람을 오래 지탱해 주는 가장 깊은 뿌리가 된다. <양복만 제주영유아발달지원센터장·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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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일도 이와 닮았다. 곁순을 친다는 것은 삶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을 덜어내는 일이고, 아랫잎을 정리한다는 것은 과도한 자극과 혼란을 걷어내는 일이다. 햇빛을 들인다는 것은 스스로 해 볼 기회를 내어주는 것이며, 바람이 통하게 한다는 것은 마음속 감정을 말로 흘려보낼 길을 열어주는 일이다.
성장에 필요한 것은 상처 하나 없는 온실이 아니다. 지나친 보호는 스스로 설 기회를 빼앗고, 거센 압박은 마음을 움츠러들게 한다. 식물이 무성한 가지를 덜어내고 열매에 힘을 모으듯 사람도 작은 실패와 좌절을 지나며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기른다. 부모의 몫은 흔들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일어서도록 곁을 지키는 일이다. 앞에 놓인 돌을 치워 주면 길을 찾는 법을 배우기 어렵다. 넘어지고, 멈추고, 다시 걸어가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부모가 한 걸음 비켜설 때 자녀는 자기 발로 세상을 향해 걸어간다. 개입보다 간격을, 설명보다 시간을 남겨 두는 까닭이다.
좋은 가정은 많이 갖추었다고 저절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수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어 주는 마음과 숨을 고를 여백이 있는 일상이 그 바탕이 된다. 그 믿음은 말보다 오래 남아 마음 깊은 곳에 삶의 기준으로 스며든다.
콩밭은 열매를 맺기 위해 덜어낼 것을 덜어낸다. 사람을 키우는 일도 다르지 않다. 사랑은 더 많이 해 주는 데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때로는 기다리고 물러서며, 한 사람이 자기 삶을 살아 볼 공간을 남겨 줄 때 더 깊어진다. 자녀는 부모가 들려준 수많은 말보다 실패 앞에서 재촉하지 않고 곁을 내어 준 순간을 기억한다. 그 기억은 삶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제자리를 찾게 하는 든든한 버팀이 된다.
콩은 서두른다고 하루아침에 열매를 맺지 않는다. 햇빛을 견디고 비를 맞고 바람에 흔들리는 시간을 지나 단단한 꼬투리를 품는다. 성장도 그렇다. 부모가 조급함을 내려놓고 기다려 준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속에서는 삶을 견디는 힘으로 자라난다.
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사람에게 오래 남는 것은 정보를 빨리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삶을 다시 선택하는 힘이다. 자녀는 부모의 표정과 기다림, 끝까지 자신을 믿어 준 시간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삶의 바람 앞에서도 한 사람을 오래 지탱해 주는 가장 깊은 뿌리가 된다. <양복만 제주영유아발달지원센터장·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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