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못 받아 대출로 생계 이어"… 제주 카지노 임금 체불
입력 : 2025. 09. 18(목) 18:05수정 : 2025. 09. 18(목) 18:06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퇴사 직원 임금·퇴직금 수년째 미지급… 수억원 규모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 해당 카지노 형사 입건·조사
카지노측 “회사 경영 어려워… 사업장 매각 추진 중”
카지노 이미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임금체불을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엄벌 기조를 내세운 가운데 제주도내 모 카지노에서 수억원대의 임금체불이 발생, 수년째 피해자들이 대출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따르면 도내 모 카지노 사업장이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형사 입건돼 노동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근로감독관) 조사를 받고 있다.

전 직원 A씨는 “퇴사한 지 1년이 넘었는데 7개월 치 임금과 퇴직금 9000여 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해 회사가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나왔는데도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3년여 전 퇴사한 전 직원 B씨 역시 퇴직금 3000여 만원을 여태껏 지급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B씨는 또 사측이 형사고소 절차를 밟은 퇴사자들에게만 돈을 지급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들에겐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B씨는 “사측의 권유로 형사고소를 취하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미지급이 너무 길어져 다시 형사고소를 제기하려고 했는데 취하한 이력이 남아 못하게 됐다”며 “임금체불이 발생한 순서대로 돈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사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임금체불자 지원 수단인 간이대지급금 700~1000만원가량을 받고 간신히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퇴사자 C씨는 퇴직금 2000여 만원 중 간이대지급금 700만원을 제외한 13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다. C씨는 “회사가 조금 있다가 줄 것처럼 말하고, 700만원 먼저 받게 해준다고 해서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2년이 넘도록 나머지 금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50대 중반에 퇴사해 다른 직장으로의 이직도 힘들어 대출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직원들은 거의 한달살이처럼 산다. 임금이 안나오고 퇴직금이 없으면 생활이 안 된다”고 전했다.

해당 임금체불 사안을 조사하는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 수 없으나 사업장 근로감독 결과 임금체불 사실이 확인됐고, 관련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 개인이 나서 조사한 피해자만 14명, 액수는 4억2000여 만원이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가장 큰 임금체불 액수는 1억3000만원, 가장 긴 미지급 기간은 4년9개월이다.

해당 카지노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장기화로 경영이 크게 어려워지고, 직원 100여 명이 한꺼번에 퇴사하면서 불가피하게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카지노 관계자는 “현재는 퇴사한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지불할 여력이 안 된다”며 “카지노 사업장이라 은행권 대출도 어려워 사업권 매각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형사고소 취하 권유 등에 대해선 “형사고소가 들어가게 되면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며 “회사 경영 문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직원들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올해 말까지 체불 임금을 모두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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