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혜의 편집국 25시] 일단 넘긴 글
입력 : 2022. 12. 15(목) 00:00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한라일보] 하루하루 미루고 있던 마감 일자가 눈에 들어왔다. 늘 소재가 고민이다.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할까, 써야 할 것과 쓰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뉴스가 없다면 출입 기관의 일정을 하나하나 확인하거나, 가까운 관계자를 만나거나, 그간 취재했던 목록을 뒤져 파고들어도 발제 거리는 넉넉하다.

일단 기사 주제를 찾아내면 본격 내용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A부터 취재하다 보니 B가 보인다. B가 보이니 C가 궁금하고, D도 담아내야 할 것 같다. 머릿속 마인드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커지는 무한 굴레가 이어지는 것이다.

어느 지점에서 만족해 흘려보내기가 쉽지 않다. 취재할 땐 '2시간만 더 있었다면, 통화 몇 번 더 할 수 있다면', 기사를 쓸 땐 '20분만 더 다듬을 수 있다면' 하고 욕심이 난다. 기사에는 마감 시간과 글자 수라는 제약이 있는데, 1000자를 쓰겠다고 약속하고선 1200자는 기본, 2000자를 넘길 때도 있다. 편집자의 한숨 소리가 먼 곳까지 들려오지만 철벽을 치고 일단 기사를 넘긴다. 이제는 그러려니 체념한 건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만족할 줄 아는 것과 안주하는 것 사이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전화 한 통 하기 힘들 정도로 컨디션이 극악이어서건,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 사안을 취재해야 하는 경우건, 더 꼼꼼히 취재했어야 할 지점에서 멈추고 대강 마감한 날에는 그 지점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산신령이 반드시 나타난다. 어디서 멈추고 어디서 한 발 나아가야 하는지 내 안의 산신령은 별로 신통치가 않나 보다. <강다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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