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연의 문화광장] MZ세대 소환의 시작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입력 : 2022. 01. 18(화) 00:00
전세계의 MZ세대를 취합하겠다는 의도로 시작한 건 아니지만, MZ세대들을 모두 소환한 셈이 된 미술계 행사가 있다. 뉴뮤지엄이라는 뉴욕의 미술관에서 3년에 한번 여는 뉴뮤지엄 트리엔날레다. 지구촌의 관점에서 전 세계의 떠오르는 젊은 작가들을 뉴욕을 비롯한 국제 미술 관계자들에게 선보이는 데 목적이 있다. 작가군의 다국적성을 장점으로 내세울만한 국제행사다. 2009년에 처음으로 포문을 연 제1회 트리엔날레의 제목은 ‘세대적인 것: 예수보다 어린’으로 1976년 이후 탄생한, 행사 당시 기점으로 33살이 채 못된, 지구별의 젊은 작가들로 그 범위를 한정했다. 제목을 따라, 50명의 예수보다 어린 나이의 작가들을 25개국에서 모은 세 명의 공동기획자는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로렌 코넬, 라우라 홉트만이었다.

2012년 버전 트리엔날레는 34명의 작가들과, 작가그룹, 그리고 단기적 모임을 포함해 총 50명이 넘는 참가자를 아울렀다. 이들 역시 모두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난 젊은이들로 최연장자가 1973년생이고 최연소자가 1984년생이었다. 지난 전시보다 나이의 폭이 조금 넓어졌지만 대부분이 이전에 미국 아트신에서 소개된 적 없던 신선한 작가들이었다. 재미교포 주은지 디렉터의 단독 기획이었다. 전시의 제목은 ‘다스릴 수 없는 자들’로, 평론가 홀랜드 카터는 이 전환을 '나이'에서 '태도'로 바뀌는 형세라고 썼다.

2015년 버전은 큐레이터 로렌 코넬과 작가 라이안 트레칼틴이 함께 했다. 제목은 ‘청중을 둘러싸기’. 25개국으로부터 온 51명의 젊은 작가들을 모았다. 코넬과 트레칼틴은 10여 년간 일해온 좋은 파트너로 트레칼틴은 1981년생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2018년의 트리엔날레는 ‘사보타지의 노래들’를 제목으로 19개국의 38세 이하 작가들 30명의 신작을 소개했다. 1982년생 달톤 파울라가 최연장자, 1992년생인 리디아 아우라마인이 최연소자다. 철저하게 MZ세대의 목소리를 담은 전시였다고 하겠다.

2021년의 트리엔날레는 지난 10월 28일 오픈해, 오늘 22년 1월 23일 막을 내린다. 마곳 노톤과 자밀라 제임스가 감독을 맡아 ‘부드러운 물 딱딱한 돌’이란 제목으로 23개국에서 초대된 40명의 신인작가들이 늘 그랬듯 MZ세대 작가들의 시각을 보여줬다. 이 전시엔 한국출신의 작가인 78년생 이강승과 85년생 로리강이 출품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 시작부터 뉴뮤지엄 트리엔날레에서는 늘 부족할 수 있지만, 부족하기에 발전가능성이 무한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업방식도, 감각의 모양도, 출신국가도, 경험도, 문화도 제각각이지만, 그 어수선함 속에서 빛나는 재능을 발견하는 재미를 꾸준히 선사했다.

이제 안정적으로 5회째를 지나고 있는 뉴뮤지엄 트리엔날레는 미술관이 개최하는 규모있는 국제행사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 역사가 여타 국제비엔날레에 비해 짧다는 점에서, 제주비엔날레가 참고하기에 아주 좋은 사례로 보인다.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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