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愛빠지다] (끝)이주민과 비대면 간담
“개발보다 보존·배타보다 배려·혼자보다 함께” 필요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입력 : 2021. 11. 18(목) 00:00
무분별한 개발로 제주의 매력이 지워져선 안 돼
특정지역에 인구 밀집돼 체계적인 도시정비 절실
부동산 가격 상승·고물가·의료 취약 U턴 원인 제공

제주 한달살기 열풍으로 1만명 이상 이주민이 제주에 정착하며 제주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제주로 온 이주민은 2017년 1만4005명에 달하기도 했다. 이주민들이 제주에서 희망을 찾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제주살이를 접고 '유턴'하기도 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도민들의 배타성, 고물가, 부족한 의료·교육 시설 등이 이들의 정착을 고민하게 했다.

한라일보는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동안 이주민들을 만나 제주살이를 들어보았다. 이들의 못다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근 비대면 간담을 가졌다.

▷손동훈 메종드씨엘 하버39호텔 대표=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없이 어두운 현실에 많이 힘들어했을 모든 제주도민에게 다시 희망을 갖게 제주도에서 좀 더 노력해 달라. 적극적인 코로나 지원방법을 연구하고 많은 도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쪽으로 부탁드린다. 누구라도 새롭게 도전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문을 더 활짝 열어주라. 다시 제주도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정책을 펼쳐주시길 바란다.

▷이경아 ‘작은 것이 아름답다’ 대표=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기대를 안고 찾는 제주는 이미 자체로 매력적인 곳이다. 자연환경이, 전통문화가 그리고 사람들이 그렇다. 한국 특유의 콘텐츠가 세계에서 사랑받는 것처럼 제주는 제주만의 전통과 자연환경으로 이미 최고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제주의 매력이 지워지지 않길 바란다. 당장의 경제적 이익보다 지역 공동체와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길게 보고 삶을 살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도록 행정, 도민이 함께 노력해 달라.

▷김영곤 도시재생센터 연구원=지구적으로 보존돼야 할 제주 환경이 주는 선물은 지난 제주살이를 여유롭게 만들어 줬다. 또 지속 가능한 제주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괸당의 의미가 공동체를 아우르고 보듬어주는 본래의 그 의미로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가치를 나누고 더불어 살아갈 때 제주도는 지구적으로 평화의 섬, 환경의 섬, 기회의 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정민 제주대 연구보조원=오늘 새로 구매한 핸드폰 케이스의 가격은 3000원, 그리고 배송료 5000원. 나간 돈이 총 8000원이다. 지난 달 홈쇼핑에서 본 간장게장은 돈을 얼마를 내더라도 맛보지 못했을 거다. 화면 구석에 적혀 있던 한 줄. '제주 지역 배송 불가' 해외직구를 이용하면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물건이 온다는데, 제주는 어쩜 바로 옆에 있는 부산에서도 물건을 받기 힘들다. 조만간 해외직구가 아니라 육지직구라는 말이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정주학 (주)더원건설 대표=제주는 자연경관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이 자산을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 줘야 한다. 정실 도로를 확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도로가 확장되면 현재 심어진 나무들이 베어질 것이다. 또 지인이 제주에 살다가 배타성을 견디지 못해 떠나버렸다.

▷이준규 투썸플레이스 제주노형DT점장=제주살이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이전에 살던 서울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점점 희미해 지고 있다.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만큼 그 보답도 돌아오는 것 같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에 거주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아쉽다.

▷장태양 제주경찰청 연구사=제주4·3 등 제주도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제주인들의 삶의 방식에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싶다.

▷민복기 제주시소통협력센터장=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해보면 앎과 삶이 분리된 경우가 참 많다. 제주 사회가 물음 없이 관행을 답습하는 경로 의존성을 벗어나 사회적 신뢰를 전제한 '공동체성'에 대한 관점과 의지를 가지길 바란다.

▷김화준 엘리시안제주CC 식음·조리 통합 팀장=제주지역 교통 체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교통 체증 완화를 위해 서울 등 다른 지역에 조성돼 있는 외부·내부 순환도로를 제주지역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 특정 지역에 인구가 밀집되면서 여러 문제가 뒤따르고 있는데 체계적인 도시 정비 계획도 필요하다.

▷박종민 제주도블루베리연합회 제주시지회장=제주는 감귤 주산지이기도 하지만 이주민 입장에서 보면 농업 지원정책이 너무 감귤에 치우친 느낌을 받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 속도가 빨라 제주에서만 재배되던 감귤이 타지역에서도 시설재배되기 시작한 상황이다. 품목 다변화와 농가소득 제고 차원에서 행정에서 블루베리 재배농가에도 관심을 갖고, 선별기와 예냉기 등 품질향상 관련 장비 지원에 신경써줬으면 한다.

▷변수빈 디프다제주 대표=제주에 살면서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돼 활동을 시작했다. 계속된 활동을 통해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활동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는 다른 지방보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큰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을 잘 활용해 해양환경보전을 위한 제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끝>

정리=고대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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