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 사이, 돌 너머에 나를 찾는 성찰의 풍경
이중섭스튜디오 입주 작가 최은영 개인전 ''돌고(高)돌아(我)'
"돌을 통해 그리는 즐거움"… 맺힌 응어리 꽃이 되어 날다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1. 26(화) 17:36
최은영의 '저 너머'(장지에 채색, 먹, 2020).
그는 제주 돌담을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돌틈 사이로 드높은 하늘과 나무가 보였고 거기엔 '나'도 있었다. 2019년 제주에 정착했고 8개월 동안 하루 한 장씩 매일매일 그린 264장의 드로잉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최은영 작가가 다시 제주 이야기를 풀어낸다. 2월 6일부터 2월 18일까지 서귀포시 도심 이중섭미술관창작스튜디오 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세 번째 개인전 '돌고(高)돌아(我)'다.

2021년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 작가로 선정돼 제주 돌을 매개로 창작하고 있는 최은영 작가는 이번에 지난 3년간 그린 한국화 20여 점을 내놓는다. "돌 사이, 돌 너머의 풍경과 무거운 돌을 가볍게 날리고 싶은 소망"을 표현했다는 그의 출품작엔 15년가량의 중등 미술교사직을 끝내고 작업에 전념하며 느낀 단상들이 배어난다.

그가 빚어낸 화면 안에는 곶자왈, 밭담, 오래된 집, 어두운 밤바다 등 1년 넘게 제주 곳곳을 돌며 수집하듯 그린 풍경이 자리하고 있다. 그림을 처음 그리는 것처럼 붓질에 빠져 지냈던 날들이었다.

화산섬 제주 돌의 특이성에 주목해 장지 위에 먹으로 그린 밭담도 펼쳐진다. 마음 속에 가라앉은 무거운 덩어리로 느껴지는 그 돌들은 때로는 꽃이 되어 나풀나풀 날아 다닌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강한 바람에 실어 어디론가 보내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읽힌다. 그는 "작가로서 특정한 주제를 찾기 위한 습작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돌을 통해 그리는 즐거움을 찾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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