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그가 떠난 뒤 50년, 노동현장은 바뀌었나
안재성·이병훈 등 공저 ‘아, 전태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0. 11. 27(금) 00:00
스물둘 그 짧은 사랑의 생애
사회·문학·영화로 읽은 삶

이 지면을 통해 올해 세 번째 그의 이야기를 다룬다. 50년 전,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서 스물두 살의 나이에 온몸을 불사르며 우리 곁을 떠난 청년 전태일이다. 그가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력을 말해주듯 50주기를 맞아 전태일 관련 책들이 잇따르고 있고 '아, 전태일!'도 그중 하나다.

이 책은 전태일을 읽을 수 있는 4개 분야를 정해 해당 필자들이 전태일에 관한 입체적 고찰을 시도했다. 전태일 약전, 전태일과 한국사회, 전태일과 한국문학, 전태일과 한국영화가 그것이다.

제2회 전태일문학상 수상자였던 안재성 작가는 피난지 부산에서 시작해 사망선고가 내려진 1970년 11월 14일 새벽까지 다다르며 전태일의 사랑의 생애를 써나갔다. "내가 이제 죽어서도 눈을 똑바로 뜨고 평화시장에 근로기준법이 지켜지나 안 지켜지나 볼 겁니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에도 전태일은 평화시장 노동자를 생각했다.

맹문재 안양대 교수는 ''전태일문학'의 계보 혹은 지형도'에서 전태일이 문학에 상당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드러내며 전태일이 시인이나 소설가들에게 사회적 상상력의 중요성을 여전히 알려준다고 했다. '다시 보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선 박광수 감독과 윤중목 영화평론가의 대담을 실어 1995년 만들어져 전태일의 존재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넓히는 데 기여한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제작 과정에 얽힌 사연 등을 풀어냈다.

전태일의 죽음 이후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노동현장은 바뀌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한국사회의 진보를 추동한 불꽃 울림, 전태일'에서 각자도생으로 더욱 심각해지는 노동의 위기를 짚는다.

이 교수는 경제·정치·사회의 눈부신 발전을 내세우는 이면에 불안정 고용, 죽음의 외주화, 청년취업난 등 고질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디지털기술혁명과 네트워크형 사업방식 확산 등에 따라 특수고용 비정규직·프리랜서·플랫폼노동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은 임금노동자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교수는 "노동자의 계급적 집단성을 갈수록 찾기 어려워지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약자를 보듬는 따뜻한 연대의 공동체를 건설하려 했던 전태일 열사의 아름다운 영혼이 더욱 영롱하게 빛난다"고 했다. 목선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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