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여름 떠난 자리에 알록달록 단장하는 가을
29일 한라산 단풍 절정… 관음사·어리목 코스 절경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0. 10. 16(금) 00:00
산굼부리·따라비오름 일렁이는 억새 즐기기 제격

몇달 동안 집 안을 지키던 선풍기를 창고에 넣고, 장롱 깊은 곳에 있던 외투와 두꺼운 이불을 꺼내기 시작한다. 땀을 뻘뻘 흘리던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불쑥 가을이 찾아온 느낌이다.

어쩌면 여름 동안 이미 가을은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해 '어느새', '불쑥', '갑자기'라는 말을 쓰며 당황해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상 살아가는 일도 갑자기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훨씬 전부터 움직이고 있었던 것일까.

이번 휴플러스는 제주의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람에 넘실 거리는 은빛 억새와 한라산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이 주인공이다.

▶한라산의 가을=민간 기상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한라산은 15일이 첫 단풍이다. 첫 단풍이란 산 전체로 봐서 정상에서부터 20% 가량 단풍이 들었을 때를 말한다. 이후 서서히 단풍이 확대되기 시작해 오는 29일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절정의 기준은 산 전체의 80%가 단풍으로 물들 때를 뜻한다.

한라산의 대표적인 단풍 명소는 관음사 코스에서 볼 수 있는 용진각 계곡과 왕관릉, 탐라계곡과 어리목 코스에 있는 Y계곡, 영실 코스의 영실기암 등이 있다. 특히 영실기암의 단풍은 기암절벽 사이로 붉게 물든 나뭇잎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또 관음사 탐방로에 솟아 있는 삼각봉 주변으로도 울긋불긋 물든 얼굴을 붉힌 단풍의 모습도 손에 꼽히는 절경이다.

코로나19로 한라산 탐방이 어려운 부분을 감안해 '온라인'으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제주도가 한라산 단풍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홈페이지(http://www.jeju.go.kr/hallasan)와 SNS를 통해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제주소방당국은 10월 산행에 나서는 인구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 실족·추락, 조난 등의 '산행 안전사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에 등산 전 체조 등의 스트레칭과 정해진 등산로 이용, 핸드폰·산악위치표지판 등을 활용한 위치 확인 등을 주문하고 있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제주의 억새=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솟아 있는 산굼부리는 가을만 되면 억새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높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오름 능선에 펼쳐진 억새가 파도를 연상케 할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산굼부리 입구를 지나 왼쪽길을 따라 걸어가면 산책로가 나오는데, 그 때부터 억새군락이 펼쳐진다. 또 10분 정도만 오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 산행에 부담없이 억새를 즐기기에는 제격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따라비오름은 입구와 분화구에 억새가 몰려있고, 보는 위치에 따라 풍경이 다르다는 점이 특색이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가을이 되면 탐방객들로 북적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억새와 오름을 즐기려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가 좋은 시간대로 꼽힌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약 30분 소요되고 분화구까지 돌고 내려오면 1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아울러 데크 시설도 잘 정비돼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며, 3개의 분화구로 이뤄진 정상의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분화구 주변에 억새가 마치 바다처럼 일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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