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청년 취업게스트하우스 절실
입력 : 2014. 06. 05(목) 00:00
이번에 6·4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말을 전하며, 이분들이 '취업게스트하우스' 지원에 대한 제안을 꼭 정책에 반영하여 제주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

선거운동 기간에 후보자분들을 만났을 때 간곡히 부탁을 드리기도 했는데, 청년구직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이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얼마 전 뉴스에서 제주도 임금수준이 전국에서 제일 낮다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실감이 안날수도 있지만, 취업알선 현장에서 구인업체가 제시하는 대졸초임 임금수준이 1800만원 정도 되는 것을 보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도내기업 임금 수준이 낮다보니 더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은 농협 같은 금융권이나 도외기업을 선택해서 취업 준비를 한다. 내가 컨설팅 했던 한 졸업생이 대기업 전산직에 취업을 했는데 4500만원 이상을 받고 취업을 했으니 지역간, 기업간 임금격차가 얼마나 심한가를 알 수 있다.

취업컨설팅을 하는 내 입장에서는 내가 맡고 있는 졸업생들이 더 좋은 일자리에 더 많이 취업하길 바라는 욕심이 대단하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에 취업을 하려면 큰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취업유학을 가거나 취업여행을 떠나야만 한다. 6개월 이상 머무르면서 영어공부를 하거나 공무원준비를 하는 것이 취업유학이고, 채용면접 같은 구직활동을 위해서 잠시 육지에 다녀오는 것이 취업여행이다. 육지 사람들이 제주도에 여행오기가 쉽지 않듯이, 반대로 제주청년들이 육지에 가서 구직활동을 하는 데도 경제적 부담, 숙소문제, 취업준비 등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경쟁을 실감하지 못하는 '평화의 섬' 제주에서 살다가 팽팽한 경쟁의 긴장감이 감도는 수도권에 가서 취업이라는 결과물을 쟁취하기란 쉽지 않다.

등반가들이 높은 산을 등반할 때 보면 곧바로 정상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베이스캠프를 설치해서 등반에 필요한 짐들을 보관도 하고, 재도전을 위해서 지쳤을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아무리 지쳐도 베이스캠프에서 며칠간 쉬면서 기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베이스캠프가 없다면 등반가는 지치고 힘들어서 어려운 등반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등반가와 같이 제주도를 떠난 제주청년들이 수도권에 상경해서 취업준비를 할 때도 힘들었던 구직활동을 잠시 쉬면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취업베이스캠프가 필요하다. 이곳에서 용기를 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들을 수도 있고, 유용한 일자리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실질적으로 구직활동에 꼭 필요한 면접컨설팅을 받을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이 고시원에서 숙소를 잡거나, 친구 집에서 빌붙어서 생활하는 입장에서 이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구직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뉴스에 간간히 나오듯이 수도권 구직자들은 수백만원짜리 취업컨설팅을 받는다고 하는데, 알아서 숙소를 잡고 구직활동을 하는 제주청년들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이들이 육지 기업을 지원할 때 엄두를 못 내게 된다고 본다. 숙소가 해결되고 마음을 둘 수 있는 선배 한명만 있더라도 더 좋은 기회를 잡으려고 도전하는 것을 봤다. 최근에 젊은 친구들이 제주도 곳곳을 여행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저렴한 가격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서 숙식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여행자용 게스트하우스같이 제주청년들이 구직활동을 위해서 수도권에 갔을 때도 단기간 머무르면서 취업준비와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있는 '게스트하우스 & 잡 센터'가 꼭 필요하다. <유동형 취업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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