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생물주권 시대를 맞이하여
입력 : 2014. 04. 24(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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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주권은 생물체에 대한 국가의 주권적 권리를 뜻하는 것으로써, 길가에 무성한 풀 한 포기도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제주는 8000여종의 생물종다양성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생물들에 대한 권리를 우리가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기업이 제주 생물자원을 이용하여 돈을 벌었다면 우리는 그 대가를 받을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관한 이야기는 생물주권 확보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스위스의 제약회사 로슈사가 생산하는 타미플루는 중국의 팔각회양목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을 주원료로 하는데, 로슈사는 타미플루 하나로 1년에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원료를 제공한 중국은 특별한 이익을 얻지 못하였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로슈사는 중국에게 타미플루 판매 이익의 상당부분을 로얄티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생물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를 규정한 '나고야 의정서'가 금년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 제12차 당사국총회(COP12)에서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는 그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에 사전 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한 금전적 이익에 대해 상호 합의된 계약조건에 따라야 하는 구속력을 갖게 된다. 또한, 자원 이용국은 자원 제공 국가의 관련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어 국제적으로 생물주권을 인정하게 되면 국가 간의 생물자원 확보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더불어 외국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의약, 화장품, 식품, 원예 등의 산업분야 기업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로얄티로 지불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는 제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제주의 대응전략은 무엇일까? 제주의 전략산업인 건강뷰티생물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어떤가? 많은 물음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나고야 의정서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나고야 의정서 발효와 관련되는 정보들을 정확히 제공하여 도내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그린골드(green gold)라고 불리는 고부가가치 생물자원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는 유전자 사냥꾼(gene hunter)으로부터 제주 자원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 제주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전통지식 및 과학정보는 상당히 부족한 상태임으로 유용 향토자원 발굴·보전 및 이용에 관한 연구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준비하는 생물다양성자원의 보전과 활용에 관한 정책 및 제도와 연계하는 제주지역의 정책 발굴과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 특히, 섬이라는 특수성과 아열대권 자원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이용 측면에서는 (가칭) '제주특별자치도 생물종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제정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제주 도민 모두가 생물주권에 관심을 가지고 제주도의 생물자원을 알아간다면, 그것이 우리의 생물주권을 확보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김창숙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로슈사는 중국에게 타미플루 판매 이익의 상당부분을 로얄티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생물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를 규정한 '나고야 의정서'가 금년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 제12차 당사국총회(COP12)에서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는 그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에 사전 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한 금전적 이익에 대해 상호 합의된 계약조건에 따라야 하는 구속력을 갖게 된다. 또한, 자원 이용국은 자원 제공 국가의 관련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어 국제적으로 생물주권을 인정하게 되면 국가 간의 생물자원 확보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더불어 외국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의약, 화장품, 식품, 원예 등의 산업분야 기업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로얄티로 지불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나고야 의정서 발효는 제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제주의 대응전략은 무엇일까? 제주의 전략산업인 건강뷰티생물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어떤가? 많은 물음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나고야 의정서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나고야 의정서 발효와 관련되는 정보들을 정확히 제공하여 도내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그린골드(green gold)라고 불리는 고부가가치 생물자원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는 유전자 사냥꾼(gene hunter)으로부터 제주 자원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 제주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전통지식 및 과학정보는 상당히 부족한 상태임으로 유용 향토자원 발굴·보전 및 이용에 관한 연구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준비하는 생물다양성자원의 보전과 활용에 관한 정책 및 제도와 연계하는 제주지역의 정책 발굴과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 특히, 섬이라는 특수성과 아열대권 자원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이용 측면에서는 (가칭) '제주특별자치도 생물종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제정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제주 도민 모두가 생물주권에 관심을 가지고 제주도의 생물자원을 알아간다면, 그것이 우리의 생물주권을 확보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김창숙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