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꽃의 전쟁과 제주도
입력 : 2014. 04. 10(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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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 하나를 두고 한일 간에 115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의 원인은 한국의 어떤 생명자원을 일본이 무단으로 가져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일본의 정치인들이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를 방문하여 벚나무 1천 그루를 기증하여 이곳에 워싱턴 D.C와 같은 벚꽃 명소를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아주 불편하기 짝이 없게도 바로 그곳에 세워진 위안부 추모비 철거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름다운 꽃으로 부끄러운 역사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2차 대전 후반에 마지막 발악을 하면서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를 조직했다. 이 군인들에게 천황을 위해 죽으라면서 자살공격이 곧 벚꽃의 꽃잎이 흩날린다는 의미의 산화라고 미화했다.
1912년에 일본은 워싱턴 D.C에 3천 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했다. 이 벚나무들은 지금 벚꽃 명소로 자랐고 해마다 미일 간 우호의 축제가 열리는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함으로써 미국인들에 의해 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가기도 했다. 1943년 이승만 박사는 벚꽃의 원산지는 한국임을 주장하면서 아메리칸대학교에 한국의 독립과 평화를 기원한다는 뜻으로 네 그루를 심기도 했다. 일본은 한국에도 벚나무를 많이 심었으나 역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면서 심어지고 잘리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이 벚나무가 바로 왕벚나무를 일컫는 것으로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나무다. 최초로 알려진 1900년도 이후 조선총독부는 물론이고 미국, 프랑스, 독일의 학자들이 많은 연구와 논쟁을 통하여 제주도가 자생지라는 게 정설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패전 이후 갑자기 교잡방식으로 육종한 것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교잡육종은 식물의 육종에서 흔히 이용되는 방법이다. 그런데 교잡육종에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이 그 원리이다. 이 법칙에 의하면 자손은 양친의 유전형질을 일정한 법칙으로 물려받는다. 그러므로 주장대로라면 왕벚나무의 양친은 어느 나무이고, 그 사이에 몇 형제가 나왔으며, 왕벚나무 이외의 형제들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겼는가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마치 교잡을 해서 한 개의 씨앗을 생산했고, 이 씨앗을 수십 년 간 키웠더니 절묘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이더라는 것이다. 차라리 운석처럼 하늘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일본에 떨어졌다고 하는 편이 나을 정도다. 이러한 자기모순을 모를 리 없으면서 일본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밖에서는 이와 같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벚꽃전쟁에서 최강의 무기는 자생지다. 현재 제주도의 왕벚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두 곳이 전부다. 한 때 추가로 발견된 자생지들 중 보존가치가 높은 나무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태풍과 병충해로 찢어지고 갈라져 그 위용을 거의 잃을 정도가 되어도 돌보는 이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보존대책과 함께 이제라도 자생지로서 손색이 없는 숲을 적어도 하나쯤은 만들자.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일본의 정치인들이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를 방문하여 벚나무 1천 그루를 기증하여 이곳에 워싱턴 D.C와 같은 벚꽃 명소를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아주 불편하기 짝이 없게도 바로 그곳에 세워진 위안부 추모비 철거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름다운 꽃으로 부끄러운 역사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1912년에 일본은 워싱턴 D.C에 3천 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했다. 이 벚나무들은 지금 벚꽃 명소로 자랐고 해마다 미일 간 우호의 축제가 열리는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함으로써 미국인들에 의해 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가기도 했다. 1943년 이승만 박사는 벚꽃의 원산지는 한국임을 주장하면서 아메리칸대학교에 한국의 독립과 평화를 기원한다는 뜻으로 네 그루를 심기도 했다. 일본은 한국에도 벚나무를 많이 심었으나 역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면서 심어지고 잘리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이 벚나무가 바로 왕벚나무를 일컫는 것으로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나무다. 최초로 알려진 1900년도 이후 조선총독부는 물론이고 미국, 프랑스, 독일의 학자들이 많은 연구와 논쟁을 통하여 제주도가 자생지라는 게 정설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패전 이후 갑자기 교잡방식으로 육종한 것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교잡육종은 식물의 육종에서 흔히 이용되는 방법이다. 그런데 교잡육종에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이 그 원리이다. 이 법칙에 의하면 자손은 양친의 유전형질을 일정한 법칙으로 물려받는다. 그러므로 주장대로라면 왕벚나무의 양친은 어느 나무이고, 그 사이에 몇 형제가 나왔으며, 왕벚나무 이외의 형제들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겼는가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마치 교잡을 해서 한 개의 씨앗을 생산했고, 이 씨앗을 수십 년 간 키웠더니 절묘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이더라는 것이다. 차라리 운석처럼 하늘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일본에 떨어졌다고 하는 편이 나을 정도다. 이러한 자기모순을 모를 리 없으면서 일본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밖에서는 이와 같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벚꽃전쟁에서 최강의 무기는 자생지다. 현재 제주도의 왕벚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두 곳이 전부다. 한 때 추가로 발견된 자생지들 중 보존가치가 높은 나무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태풍과 병충해로 찢어지고 갈라져 그 위용을 거의 잃을 정도가 되어도 돌보는 이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보존대책과 함께 이제라도 자생지로서 손색이 없는 숲을 적어도 하나쯤은 만들자.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