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 마대기(馬待機)빌레를 아시나요
입력 : 2014. 03. 13(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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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자락에서 뛰노는 말은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안겨 준다. 그래서 제주 선인들은 고수목마를 가장 제주적인 풍경의 하나로 꼽았다. 18세기 초 편찬한 이형상 목사의 '탐라순력도'의 41면의 화폭 중 '봉마공진·산장구마·우도점마'등에 9000여 필의 말이 등장할 정도이다.
올해는 갑오년 청마의 해이다. 흑색이 강렬하면 푸른빛이 감돈다지만, 푸른색을 띤 검은 말은 찾기 어렵다 한다. 하늘에서 곡식이 쏟아지고 말머리에 뿔이 난다는 의미의 천우속(天雨粟) 마생각(馬生角)이란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을 뜻하지만 상상 속의 동물인 청마처럼 역사적 상상력을 부추기기도 한다.
원나라는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 패한 직후인 1277년에 몽골에서 말 160필과 말 다루는 목호(牧胡)들을 탐라국에 들여와 성산읍 수산리 일대에 목마장을 세운다. 이후 탐라국은 100년 동안 원의 지배에 놓이나, 1370년대에 최영 장군이 명월포로 상륙하여 목호를 물리침으로써 다시 고려에 복속된다.
태조 이성계의 팔준마(八駿馬) 중 하나인 응상백은 제주에서 실려 간 말이라 한다. 국영목장인 제주10소장과 의귀리 출신인 헌마공신 김만일과 그 후손들이 기른 수많은 말들은 본토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지로 보내졌을 것이다. 제주마가 반출된 포구로는 조천포·화북포·어등포(행원)·애월포, 특히 명월포이다. 여러 산마장에서 징발된 말들은 명월진성 밖에 위치한 '마대기빌레'에 집결, 대기하였다가 명월포(한림읍 옹포리 포구)를 통하여 실려 나갔던 것이다.
이곳 주변의 경치에 반하여 날아와 섬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비양도는, 1002년에 화산이 분출하여 형성된 2중 분화구이다. 표선면의 신천마장처럼 드넓은 초원과 바위로 형성된 마대기빌레가 이웃해 있는 명월포는, 1270년대에는 삼별초군과 여몽연합군 6000여 명이, 1370년대에는 최영 장군이 거느린 병사 2만 5000여 명이 상륙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천혜의 자연경관과 역사적 사건들이 산재한 지역에 필자가 다니는 한림공고가 위치해 있다. 이러한 환경을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한림공고는 올해부터 비양도, 한림공원, 명월의 진성과 팽나무 군락지, 4·3의 아픔이 서려있는 만벵뒤 묘역, 이시돌 목장지대와 새별오름 등을 걸어서 견학하는 체험학습을 실시하려 한다.
성산일출봉 서녘 기슭 바닷가를 수매밋 또는 수마(受馬)포라 부르는데, 이는 말을 실어냈던 데서 유래했다.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갑마장은 일등품 말(甲馬)들을 기르던 곳이고 제주시 일도지구에 있는 고마로는 고마장이 있던 곳이다. 백성에게서 징발하던 고마(雇馬)를 기르던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자 이곳에는 조랑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1986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마는 요사이 더욱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전국 유일의 말산업특구 지정에서 보듯 말 관련 산업이 제주의 미래산업으로 부상하리라 기대된다. 말과 관련된 예술적 조형물을 설치하여 더욱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제주의 미래를 그려본다.
그중 하나로 마대기빌레 해안가에 최영 장군의 전함을 형상화하는 것은 어떨까? <문영택 한림공업고등학교 교장·수필가>
원나라는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 패한 직후인 1277년에 몽골에서 말 160필과 말 다루는 목호(牧胡)들을 탐라국에 들여와 성산읍 수산리 일대에 목마장을 세운다. 이후 탐라국은 100년 동안 원의 지배에 놓이나, 1370년대에 최영 장군이 명월포로 상륙하여 목호를 물리침으로써 다시 고려에 복속된다.
태조 이성계의 팔준마(八駿馬) 중 하나인 응상백은 제주에서 실려 간 말이라 한다. 국영목장인 제주10소장과 의귀리 출신인 헌마공신 김만일과 그 후손들이 기른 수많은 말들은 본토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지로 보내졌을 것이다. 제주마가 반출된 포구로는 조천포·화북포·어등포(행원)·애월포, 특히 명월포이다. 여러 산마장에서 징발된 말들은 명월진성 밖에 위치한 '마대기빌레'에 집결, 대기하였다가 명월포(한림읍 옹포리 포구)를 통하여 실려 나갔던 것이다.
이곳 주변의 경치에 반하여 날아와 섬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비양도는, 1002년에 화산이 분출하여 형성된 2중 분화구이다. 표선면의 신천마장처럼 드넓은 초원과 바위로 형성된 마대기빌레가 이웃해 있는 명월포는, 1270년대에는 삼별초군과 여몽연합군 6000여 명이, 1370년대에는 최영 장군이 거느린 병사 2만 5000여 명이 상륙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천혜의 자연경관과 역사적 사건들이 산재한 지역에 필자가 다니는 한림공고가 위치해 있다. 이러한 환경을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한림공고는 올해부터 비양도, 한림공원, 명월의 진성과 팽나무 군락지, 4·3의 아픔이 서려있는 만벵뒤 묘역, 이시돌 목장지대와 새별오름 등을 걸어서 견학하는 체험학습을 실시하려 한다.
성산일출봉 서녘 기슭 바닷가를 수매밋 또는 수마(受馬)포라 부르는데, 이는 말을 실어냈던 데서 유래했다.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갑마장은 일등품 말(甲馬)들을 기르던 곳이고 제주시 일도지구에 있는 고마로는 고마장이 있던 곳이다. 백성에게서 징발하던 고마(雇馬)를 기르던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자 이곳에는 조랑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1986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마는 요사이 더욱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전국 유일의 말산업특구 지정에서 보듯 말 관련 산업이 제주의 미래산업으로 부상하리라 기대된다. 말과 관련된 예술적 조형물을 설치하여 더욱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제주의 미래를 그려본다.
그중 하나로 마대기빌레 해안가에 최영 장군의 전함을 형상화하는 것은 어떨까? <문영택 한림공업고등학교 교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