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산불 발생 위험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입력 : 2014. 01. 09(목) 00:00
제주의 산림면적은 8만8874ha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48.1%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입목지의 면적은 6만4968ha(73.1%)이다. 제주의 산림은 생태·환경적 가치 외에도 관광자원적 가치가 높으며, 유네스코 3관왕 등 국제적인 환경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산림은 도민들에게 그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심미적 문화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애써 가꾼 산림도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 1982년부터 2013년까지 32년 동안, 제주지역 산불발생건수는 총 55건으로 연평균 1.72건이 발생했다. 산불이 가장 많이 났던 해는 1997년으로 무려 7건이 발생했다. 산불의 원인은 밭두렁 소각·쓰레기 소각·담뱃불 실화에 의한 소각이 각각 18.2%, 입산자 실화 12.7%, 어린이 불장난과 성묘객 실화가 각각 5.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10년(2004~2013년) 동안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는 총 6건으로 연평균 0.6건이다. 이전과 비교할 때 산불발생 빈도가 크게 줄었지만 산불발생 위험요인은 증가하고 있으며, 대형화될 가능성도 훨씬 높아지고 있다. 제주지역 산불 발생 위험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주지역 인공림이 조림된 지 30~40년 이상 경과하면서 산림내 임목축적량(가연성 물질의 총량)이 증가해 산불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 둘째, 제주지역 산림에서 침엽수가 차지하는 면적은 2만3341ha(소나무림 면적: 1만6284ha)로,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에는 테레빈(turpentine)과 같은 정유물질(송진)이 포함돼 있다. 이 성분은 인화성이 높고 한 번 불이 붙으면 오랜 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산불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셋째, 한라산국립공원의 식생변화로 산불발생 위험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 한라산 1400m 이상 고지대까지 억새가 유입되고 있으며,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림 면적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넷째,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건조일수의 증가로 발화 가능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가뭄 등의 이상 기후현상이 산불 발생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섯째, 한라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중산간 지역의 오름, 곶자왈, 올레길 등을 찾는 탐방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산불발생 가능성도 그 만큼 증가하고 있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장기적 관점에서 산불 방지형 숲가꾸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제주지역에는 아직까지 30ha 이상이거나 24시간 이상 계속되는 대형산불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5~30ha 미만이거나 8시간 이내 진화가 불가능한 중형산불이 4건이나 발생했다. 따라서 대형산불을 방지하기 위해 산림특성과 산림탐방객과의 관계를 고려해 특별관리구역을 지정·관리해야 한다. 또한 부주의나 과실로 인한 산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산불 예방 방송 및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아무리 예방을 잘하더라도 만일의 경우 산불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소방헬기, 기타 장비 및 산불 진화시스템도 구축돼야 한다.

천혜의 제주산림을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림은 우리 모두의 공동 자산'이라는 인식을 갖고,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제주 명품 숲 가꾸기 운동을 전개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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