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지지 않는답니다
입력 : 2013. 12. 26(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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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가 '한 장 남은 달력 앞에서'라는 멋진 글을 보내왔다. 꽃이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이유는 순간순간 자기 할 일을 다 하기 때문이라는 친구의 말은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어느덧, 제주 지역산업 육성에 참여해 온지도 10년이 지나고 있다. 그 동안 기업체를 중심으로 대학, 연구기관과 행정기관이 협력해 건강식품, 화장품, 디지털콘텐츠, 물, MICE, 풍력 등의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왔고, 그 결과 제주 지역에서도 BT 및 ICT 기반의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가는 제주의 산·학·연·관 모든 분들에게 '수고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기업체가 3배 이상 증가했고, 메이드 인 제주 제품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듯이 제주에서도 청정 기반의 첨단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갈 길은 요원한 것 같다. 지역산업을 선도하는 중견기업 부족 문제뿐만 아니라 산·학·연·관 주체들 간에 보이지 않은 갈등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많다. 잘 나가는 기업체에 비해 그렇지 못한 기업체가 더욱 많다. 소위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들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그간의 열정에 비하면 손에 잡히는 성과에 대한 목마름은 크다.
한 해를 보내면서 수고한 기업인들과 과학기술 관계자분들에게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소개해 드리면서 다시 한 번 더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저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 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 볕 두어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빨갛게 익은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지지 않음을 말하며, 그 안에는 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담겨 있음을 가리킨다. 대추 한 알 익어가는 과정도 그러한데, 기업 성장을 통해 지역산업을 육성하는데 힘든 일이 없을 수가 없다.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먹거리 산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태풍과 번개의 아픔을 견뎌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학·연·관은 첫사랑의 애인을 대하듯 진정성을 갖고 서로에게 다가서야 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 때문에 갈등하고 시기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영원히 죽음의 계곡에 머물게 할 뿐이다. 서로가 합의된 보편적인 기준과 원칙에 따른 사업 추진에는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산·학·연·관이 한 몸이 돼서 산업의 불모지인 제주에 첨단기술 기반의 산업클러스터를 형성시킨 정열과 끈끈한 협력정신은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태풍과 벼락을 이겨내고 제주산업의 열매를 붉게 익히는 원동력이라 여긴다. 내년부터는 지역산업진흥사업이 새로운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순간순간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아름다운 꽃(산학연관의 멋쟁이)들이 더 많이 생겨나 탱글탱글 살찐 제주 지역산업의 열매가 빨리 수확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숙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어느덧, 제주 지역산업 육성에 참여해 온지도 10년이 지나고 있다. 그 동안 기업체를 중심으로 대학, 연구기관과 행정기관이 협력해 건강식품, 화장품, 디지털콘텐츠, 물, MICE, 풍력 등의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왔고, 그 결과 제주 지역에서도 BT 및 ICT 기반의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가는 제주의 산·학·연·관 모든 분들에게 '수고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기업체가 3배 이상 증가했고, 메이드 인 제주 제품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듯이 제주에서도 청정 기반의 첨단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수고한 기업인들과 과학기술 관계자분들에게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소개해 드리면서 다시 한 번 더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저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 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 볕 두어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빨갛게 익은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지지 않음을 말하며, 그 안에는 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담겨 있음을 가리킨다. 대추 한 알 익어가는 과정도 그러한데, 기업 성장을 통해 지역산업을 육성하는데 힘든 일이 없을 수가 없다.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먹거리 산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태풍과 번개의 아픔을 견뎌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학·연·관은 첫사랑의 애인을 대하듯 진정성을 갖고 서로에게 다가서야 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 때문에 갈등하고 시기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영원히 죽음의 계곡에 머물게 할 뿐이다. 서로가 합의된 보편적인 기준과 원칙에 따른 사업 추진에는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산·학·연·관이 한 몸이 돼서 산업의 불모지인 제주에 첨단기술 기반의 산업클러스터를 형성시킨 정열과 끈끈한 협력정신은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태풍과 벼락을 이겨내고 제주산업의 열매를 붉게 익히는 원동력이라 여긴다. 내년부터는 지역산업진흥사업이 새로운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순간순간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아름다운 꽃(산학연관의 멋쟁이)들이 더 많이 생겨나 탱글탱글 살찐 제주 지역산업의 열매가 빨리 수확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숙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