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TP, 이젠 알아요! 사랑해요!
입력 : 2013. 10. 24(목) 00:00
이름은 정체성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3년전만 해도 '테크노파크'는 매우 낯선 이름이었다. 택시를 타고 '제주테크노파크 가주세요'라고 하면 '제주마트요?'라고 늘 되물어보곤 했었다. 식음료를 유통하는 마트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테크노파크(Technopark, TP)'가 익숙한 단어는 아니였지만, TP의 구성원으로서는 얼굴을 들 수 없었던 시기였다.

제주테크노파크가 출범한지 3년이 됐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곧잘 제주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는 산업진흥 기관으로 알고 있다. 특히, 열성팬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난 알아요' 만큼의 열광은 아니지만 '제주TP, 이젠 알아요'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홍보까지 해준다. 정말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기에, 지난 3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들을 되짚어보고 싶다.

도민에게 믿음주고 사랑받는 산업진흥 선도기관을 지향했던 제주TP는 열정적으로 많은 사업들을 추진했다. 우선, 제주자치도의 지역산업육성 마스터플랜 제시를 통해 산업 육성의 비전 제공자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으며, 325개 사업 1390억 규모의 사업을 유치·추진함으로써 제주산업 육성의 동력원을 제공했다. 둘째,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 방송통신융합센터 등의 인프라 확충을 통해 제주형 산업클러스터 기반을 확장했다. 특히 ICT, BT 기술을 활용해 향토자원의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한 결과 총 212건에 달하는 지식재산권을 확보했고, 그 중 16건의 특허는 기업에게 이전돼 사업화되고 있다. 셋째, 맞춤형 기업지원으로 향토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했는데, TP 지원기업은 2012년 189개로 2010년 대비 45.4% 증가했고, 매출액은 5645억원, 종사자는 2766명으로 각각 95.4%와 53.2%로 늘어났다.

이렇듯 제주TP는 지역산업 육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스스로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시기를 또다시 맞이하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는 선도산업, 신특화산업, 광역사업들이 통합되고, 시·도간 연계사업을 새롭게 확대하는 정부 정책에 전략적으로 대응해 많은 국책사업들이 유치될 수 있도록 TP가 선봉장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산업의 동력은 기업의 성장에 있기에,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른 기업지원 정책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기업지원의 균등 분배는 죽음의 계곡에 오랫동안 머물게 할 뿐이라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지역산업을 선도하는 중견기업 10개 정도는 탄생되도록 환경을 바뀌어야 한다. 예컨대 7:3의 기업지원 정책을 적극 검토해 볼 때이다. 기업지원 총 예산의 70%를 경쟁력 있는 기업 30%에게 집중 지원하고, 나머지 예산 30%는 창업단계 기업에 지원하는 방안이다. 제주형 기업지원 성공모델이 필요한 때이다. TP 사업범위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간 집중했던 건강뷰티산업과 IT융합산업을 근간으로 신재생에너지, 부품소재 및 천연물의약 등의 분야도 새롭게 개척해 특성화시켜야 한다. 또한 TP의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R&D 중심의 기업지원 서비스 기관으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3년은 '제주TP, 이젠 알아요!'를 '고마워요. 사랑해요!'로 바꿔줄 것이라고 미리 상상해 본다.

<김창숙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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