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법질서 확립은 천만 관광시대의 주춧돌
입력 : 2013. 07. 04(목) 00:00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하고 세계7대경관으로도 선정됐다. 올해는 관광객 1000만명 유치도 유력하다고 한다. 그만큼 제주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관광지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국제적인 관광 도시임에도 제주사회에서는 기초질서 지키기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다고 보아진다. 시내 곳곳에서 무단횡단이 만연하고, 운전을 하면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거나 창밖으로 오물을 버리는 운전자, 길거리에 담배꽁초나 휴지를 버리고 침을 뱉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주요 관광지 내에서도 아무 곳에나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초질서 위반 행위로 인해 타인이나 관광객들에게 피해를 주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도내에서 기초질서 위반으로 단속된 사람이 평균 562명이다. 하루 평균 1.5명이 단속됐다는 말이다. 실제 발생건수는 이보다 몇 배가 더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여행지에서 제일 꼴불견인 행동'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더니 1위가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 2위는 과음을 한 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3위는 고성방가로 나타났다. 모두 기초질서와 관련된 행위이다. 이 설문조사의 결과를 통해 곧 기초질서가 잘 지켜지는 여행지가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기초질서 지키기는 곧 법질서의 확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범죄이론 중에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사소한 무질서 행위를 방치하면 더 큰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소한 기초질서 위반 행위가 계속 되면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로 이어진다. 1990년대 뉴욕시에서 이 이론에 따라 경미범죄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범죄예방에 큰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제주경찰도 이러한 무질서 행위를 바로잡고 법질서 준수 의식을 높이고자 지난 6월 11일부터 10일 동안 홍보·계도기간을 거쳐 21일부터 집중 계도·단속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역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의 소리에서부터 "기분 나쁘다. 다른 사람도 단속하라"는 등 불만의 목소리도 있고, "평소 단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단속하는 것을 보니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법질서는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이고 이를 실행하는데 경찰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정은 물론 각급 기관·단체 그리고 도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작은 질서부터, 나부터 지켜 나간다면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고장이 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국제 관광도시가 될 수 있다.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를 위해 우리 모두의 동참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함현배 제주서부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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