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건의 특별기고] 제주의 미래세대를 위해 (가칭)서귀포시국제공항은 필요하다
입력 : 2026. 10. 06(화) 09:24수정 : 2026. 10. 06(화) 09:27
서용건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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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15년 제주 제2공항 추진계획이 발표된 이후 11년이 됐다. 안타깝게도 제주 사회는 그동안 찬반으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어떤 주장이나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는 주장일 수 있다. 따라서 감정적인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최소한 서로를 존중하고 논리적인 의견을 개진하면 좋겠다. 여기서는 제2공항이라는 호칭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가칭)서귀포시국제공항이라고 호칭을 사용하려고 한다. 이유는 제1공항, 제2공항이 아니라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균형발전과 지역 대표성' 차원에서 서귀포시국제공항이라는 호칭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항과 항만 같은 인프라 건설은 해당 지역의 변화와 발전에 영구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의사결정 사안이다. 본고에서는 (가칭)서귀포시국제공항의 필요성을 지속가능성, 현재 공항의 한계상황과 미래 새로운 공항의 역할과 기능 측면에서 논해보고자 한다.

1. 우리가 자주 접하는 지속가능성의 개념은 환경적 지속가능성만 있는 게 아니라 경제적 지속가능성과 사회문화적 지속가능성과 함께 이 세 가지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뜻한다. 2015년 UN이 193개국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17개 중 환경분야가 5개, 경제분야가 5개, 사회문화분야가 7개이다. 이렇게 서로 대립하는 환경과 경제의 논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같은 목표 아래 놓여 있다.

지역의 환경적, 문화적 자원이 유지되며 동시에 경제적 성장도 함께 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속가능성이 이론적으론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이 있다. 세계적 석학인 제프리 삭스(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 교수)도 그의 책,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대(The age of sustainable development)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거대하고 복잡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계 도처에 지속가능성의 사례를 찾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호주 동북부 450km에 걸쳐 있는 퀸즈랜드 열대우림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지역 중 하나로 1988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영화 아바타(Avatar) 정글신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그후 퀸즈랜드주는 6년간의 논의와 1년간의 공사 끝에 1995년 7.5km 구간에 걸쳐 스카이레일이라 부르는 케이블카를 설치했다. 스카이레일 공사는 삼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케이블 기둥을 운반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졌고 방문객 입장료는 해당 지역 환경보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뜻하는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서 development는 개발의 의미가 아니라 발전(發展)의 뜻으로 해석된다. 발전이란 더 낫고 좋은 상태나 더 높은 단계로 업그레이드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지속가능성의 중요한 조건으로 '유연성과 협력'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 논리나 경제 논리가 유연하게 서로 협력하지 못한다면 발전은 없다는 뜻일 것이다.

2. 현재 제주국제공항의 수용 능력이 이미 한계를 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2015년에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것이다. 현재의 제주공항은 좁은 단일 주 활주로 구조와 용량의 한계로 만성적인 운항·여객 과포화 상태를 겪고 있다. 현재 주 활주로는 지금으로부터 43년전인 1983년에 완성된 것으로 시간당 최대 35회(약 1분 40초마다 1대 이착륙)로 설정되어 슬롯 최대치에 도달해 있다. 슬롯 여유가 없어 전단 공항(김포, 김해 등)의 지연이나 기상 악화 발생 시 연쇄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전국 최고 수준의 항공기 지연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방문객은 차치하고 도민들의 이동권 제약과 사고 위험 등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보다 더 문제점은 활주로 방향이 동서 방향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남동풍, 겨울에는 북서풍이 부는 환경적 여건에 기본적으로 맞지 않아 결항률이 높고 위험성이 높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활주로 외 고속탈출유도로 신설, 터미널 리모델링 등 인프라 확충 공사를 수차례 해 왔고 현재는 더 이상 확충이 어려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해 있다.

3. (가칭)서귀포시국제공항이 단순한 여객 분산용 신공항이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future mobility)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해야 하는 이유와 주요 기능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차원에서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차세대 육상과 공중 교통의 통합 허브 기능이다. 기존 공항이 활주로와 도로 중심의 교통 연계에 그쳤다면 신공항은 UAM(도심항공교통) 이착륙장(버티포트, Vertiport)과 자율주행 셔틀, 전기차 기반 대중교통을 한 곳에서 연결하는 복합환승센터로 디자인될 수 있다. 제주는 섬이라는 격리된 공역과 특유의 기상과 지형적인 환경 덕분에 미래 모빌리티 테스트베드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신공항 배후도시에 UAM, 자율주행 기체 정비, 데이터 관리, AI 운항 관제시스템 관련 기업을 유치하여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둘째, 이러한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는 우선적으로 제주도민들의 생활 인프라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기상 변수가 많은 제주 특성 상 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응급환자 수송용 닥터 UAM 및 긴급 물류 드론망 등을 연계 운영하면 도서, 중산간 지역의 의료 사각지대의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물류망을 통해 해상 운송에 의존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배송비 부담을 더 해야 하는 구조도 개선되고 신선식품의 운송도 가능해 질 수 있다. 의료, 물류, 교통인프라 개선으로 굳이 육지나 제주시 중심가로 이동하지 않고도 읍, 면 고향 마을의 정주 여건이 개선될 것이다.

셋째, 제주는 주지하듯이 탄소 없는 섬을 선도하는 지역이다. 이에 신공항을 친환경 공항의 글로벌 표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주얼(Jewel)은 실내 대형 정원과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폭포를 조성했는데 이는 빗물을 재활용하여 증발 냉각 및 자연 환기효과를 구현한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물로 유명하다. 제주 지역 특성 상 비가 많이 오는 것을 활용해 강우를 대규모로 자원화하고 이를 공항의 용수, 조경용수, 실내 냉각수로 연계한 증발 냉각 시스템을 만든다면 인공 냉방 에너지소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설물 자체가 글로벌 친환경 표준 모델로 제주의 가치는 더욱 향상될 것이다.

또한 덴마크 코펜하겐의 코펜힐은 쓰레기 소각장에 스키장과 산책로, 스포츠시설을 조성하여 첨단 친환경 기술로 지역 명소로 탈바꿈시킨 사례이다. 신공항 인근의 폐기물, 바이오매스, 폐열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전환시설(waste-to-energy)을 구축하여 공항 운영에 필요한 전력과 열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아울러 신공항과 배후 시설에 녹지 공원, 전망 산책로, 스포츠시설 등을 만들어 공항이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도민과 방문객이 함께 찾는 명소로 차별화할 수 있다.

넷째, 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UAM, 자율주행, AI기반 관제, 스마트물류 등 차세대 모빌리티 인프라가 들어서면 신규 서비스 및 IT, 플랫폼 분야 전반에 걸쳐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대거 파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공항의 단순 지상조업, 렌터카 전달, 주차관리 서비스들은 UAM, 자율주행 원격관제, 데이터 기반 통합교통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기획 서비스의 일자리로 단순노무 및 단기 현장직 위주의 서비스들은 IT,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전문 정비사, 서비스 기획자로 전환되고 공항의 파급력은 제주 전역의 관광, 의료, 교육, 물류, 에너지 등의 서비스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에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과거의 경험과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상상력에 기반할 때 만들어질 것이다. 즉 현재의 공항이 포화 되어 하나의 공항을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후속세대를 위해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모빌리티 허브의 역할을 하는 공항을 그려나가야 한다. <서 용 건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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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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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원 10-06 11:34삭제
기고 잘 읽었습니다.
제주사회가 일부 왜곡 선동집단에의해 와해 되는것을 예방하고 제주다운 제주의 미래 비젼을 제시하는 분들이 많아 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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