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칭다오 후폭풍… 재정 페널티만 수십억 달할 수도
입력 : 2026. 06. 18(목) 18:32수정 : 2026. 06. 18(목) 19:42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법상 위법 지출 예산 규모만큼 교부세 감액 가능
페널티 감경 위해선 재정 손실 회복 노력 있어야
손실보전금 지급 지속시 불이익 규모 덩달아 늘어
지난해 10월 열린 제주항에서 열린 제주-칭다오 항로 취항식.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제주도와 칭다오 항로 운항 선사가 맺은 협정이 재정투자심사(이하 투자심사)를 받지 않아 위법하다는 취지의 정부 판단이 나오며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가 칭다오 항로 운항 선사에 손실보전금으로 수십억원을 지급한 마당에, '투자심사 패싱'으로 앞으로 받게 될 재정상 불이익도 수십억원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차체의 재정 지출 예정 규모가 100억원 이상이고, 지방재정법상 '예산외 의무부담' 행위에 해당하면 투자심사를 받은 뒤 타당하고 판단될 때에만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

'예산 외 의무부담'이란 장래에 세출예산으로 잡혀 재정 부담을 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지자체가 특정 시기에 모 업체와 투자 계약을 맺어 의회에 예산안 또는 동의안 심의를 요구했다면, 이는 당시 시점상 그해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계약에 의해 추후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투자심사를 거쳐 타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예산 외 의무부담에 해당한다.

지난 2024년 체결된 제주~칭다오 항로 협정은 선사 측이 손실을 보면 제주도가 3년간 최대 225억원을 보전하는 조건이다. 장래에 100억원 이상의 재정 부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행안부와 법제처 모두 투자심사 대상이라고 판단했지만, 제주도는 심사 없이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다. 지난해 10월 항로가 개설된 이래 올해 4월까지 제주도가 6개월 지급한 손실보전금은 48억원에 달한다.

법령을 위반해 예산을 집행한 지자체는 재정상 불이익을 받는다.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투자심사 절차를 어기고 예산을 집행할 경우 위법하게 지출된 범위 내에서 교부세를 감액한다. 당초 투자심사 미이행에 따른 교부세 감액 범위는 부당 지출 규모의 10% 이내로 한정됐지만, 2008년 시행령 개정으로 이런 제한선이 사라졌다.

행안부는 지난 2014년 미술관 건립 과정에서 투자심사 절차를 어기고 설계비 5억원을 집행한 모 지자체에 대해서도 설계비 전액에 해당하는 교부세 5억원을 감액했다.

제주도도 선사에 지급한 손실보전금 규모만큼 교부세를 감액 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법령을 위반해도 지자체가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보완에 나설 경우 감액 규모를 줄일 수 있지만 제주도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페널티를 감경하려면 자금 회수 등 재정 손실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데, 제주도가 손실을 메우려면 선사에게 지급한 돈을 되돌려 받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사후 투자 심사'도 불투명하다. 제주도는 올해 1월 행안부가 제주~칭다오 협정이 투자심사 대상이라고 회신하자, 뒤늦게라도 절차를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행안부 반응은 회의적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투자심사는 지자체가 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기 전에 완료해야 한다"며 "제주도는 이미 예산을 지출한 뒤라 (사후 심사는) 실익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심사 의뢰서를 내면 민간이 참여하는 투자심사위에 안건으로 제출할 수 있지만, 위원회가 (심사전 예산 선 지출을 이유로) 심사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그대로 반려 처리한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재정 불이익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도 문제다. 손실보전금은 협정에 따라 매달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선사에게 돈을 줄 때마다 재정 페널티도 그만큼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도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정 불이익 규모가 늘어나는 문제는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며 "협약 변경, 사후 심사 등 현재 단계에서 상정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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