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걱정 듣던 열혈 신규,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다
입력 : 2026. 02. 10(화) 01: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한라일보] 올해로 공직생활 20년을 맞았다. 크고 작은 풍파 속에서도 여기까지 버텨온 자신에게 이제는 "참 잘해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2006년 늦깎이로 공직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나는 꽤 거침이 없었다. 직원회의마다 손을 들었고, 동료들과 나눈 고민을 정리해 건의하곤 했다. 응원의 말도 있었지만, 한편에서는 "짜이, 공무원 생활 어떵하잰 햄신고…" 하는 걱정의 시선도 따랐다.

당시의 나는 원칙만을 앞세운 '열혈' 공무원이었다. 민원 현장에서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았고, 언성을 높였다가 사무실 한편에서 눈물을 흘린 날도 적지 않았다. 공직사회에 서툴렀던 초년생의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건 곁을 지켜준 선배님들 덕분이다. 갈등 앞에서 혼을 내면서도 결국은 등을 두드려주던 분들. "다 겅하멍 크는 거주"라며 내밀어주던 그 투박한 손들이 나를 버티게 했다.

이제 나 역시 그때의 주사님들처럼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최근 적응의 어려움으로 공직을 떠나는 후배들을 볼 때면 마음이 무겁다.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낯설고 힘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누구에게나 적응의 시간은 필요하고, 그 속도는 다를 뿐이라고. 천천히 포기하지 않고 가다 보면 어느새 인정받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공직 20년 차에 선 나는 다짐한다. 흔들리는 후배에게 "버텨보라"는 말 대신, 함께 버틸 곁을 내어주는 선배가 되겠다고. 20년을 버텨온 내 다음 시간은 누군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시간으로 채워가려 한다. <이은주 제주도의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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