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늘 76주년 4·3, 4월의 봄은 어디에 있나
입력 : 2024. 04. 03(수) 00:00
[한라일보] 대한민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제주4·3이 오늘 76주년을 맞이했다. 4·3은 해방공간의 분단체제가 고착화되는 과정에서 국가권력에 의해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비극적 사건이다. 극심한 이념 대립과 갈등 속에 반세기 넘게 어둠속 역사에 머물다 2000년 1월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과정을 거쳐 왔다. 2003년 정부 진상조사보고서 확정과 대통령 사과, 2014년 국가추념일 지정에 이어 희생자 배보상이 이뤄지는 단계까지 진전됐다.

4·3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수형인들이 직권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되는 등 누명도 차츰 벗게 됐다. 그동안 말 못할 응어리를 간직한 채 지낸 세월을 생각하면 분명한 변화임엔 틀림없다. 그렇지만 도민과 유족들의 마음이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4·3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부 보수인사를 중심으로 4·3을 왜곡·폄훼하고, 버젓이 공당의 후보로 4·10 총선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실망감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오늘 4·3추념식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민과 유족들이 정부·여당의 4·3 인식에 실망감을 느끼고,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중의 하나다.

올해 4·3희생자 추념식 슬로건은 '불어라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다. 이젠 70년을 훌쩍 넘긴 4·3의 봄이 제자리를 찾고, 널리 평화의 씨로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온전한 역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진영논리를 떠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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