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탁의 백록담] 적이냐, 동지냐
입력 : 2024. 02. 26(월) 00:00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한라일보] 정치판에서 영원한 적이나 동지는 없는가보다. 적에서 동지로, 혹은 동지에서 적으로 옮아가는 형국이 최근 제주 표심을 뒤흔들고 있다. 한마디로 이합집산의 모습이다.

지난 민선 6·7기 제주도지사 선거부터 이러한 점이 도드라졌다. 그동안 자신이 추종하던 당의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었다면, 이 시기부터는 후보자 개인의 성향에 따른 지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들 조직은 물밑 활동을 하며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앞서 언급한 '적이냐, 동지냐'는 문제는 선거가 끝나더라도 승패를 떠나 그 '후유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총선을 앞둬 당 경선에서의 예비후보들이 보여준 날선 네거티브전은 그래서 심히 우려된다.

최근 당내 후보 경선을 앞둬 제주시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과 서귀포 선거구 국민의힘의 예비후보들 간의 폭로전과 갈등이 심화됐다. 제주시갑 선거구는 지난 21일 총선 후보로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결정되면서 잠시 소강상태다. 하지만 서귀포 선거구에서는 25일 고기철 예비후보가 당을 대표하는 후보로 확정되면서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이경용 예비후보 지지층의 표를 어떻게 흡수할지가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제주시갑 선거구에 나선 문대림·송재호 예비후보는 '정치적 동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가근했다. 그러나 막상 당내 경선을 앞두고서는 과거 녹취록까지 꺼내들며 서로의 약점을 잡아 폭로전에 나섰다.

경선에서 탈락한 송재호 국회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한 점 안타깝게 생각하고, 앞으로 제주를 위해 성심을 다 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문대림 후보는 당선 입장문에서 "함께 경쟁했던 송재호 예비후보님과 문윤택 전 예비후보님께 진심으로 정말 수고하셨다는 마음을 전한다"며 "'더민주원팀'의 정신과 함께 더 나은 민주당의 역사를 써 내려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략 공천' 발언을 두고 날을 세웠던 서귀포 선거구 국민의힘 고기철·이경용 예비후보도 당내 경선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 결과로 후폭풍이 거세게 일지 '찻잔 속의 폭풍'으로 남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다만 앞으로 이들이 공동 목표를 위해 합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거과정에서의 네거티브 전략은 말미에는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에게 좋을 수 없다. 요즘 세상은 얼마나 각박한가. 이런 와중에 인신공격으로 상대를 비방하고 제대로 된 공약을 제시하지 못하는 후보는 유권자의 심기를 건드리기 충분하다.

서로의 정치의 방향성이 같다면, 개인이 아닌 대의(大義)를 우선시하는 게 맞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재명·이낙연 당시 예비후보가 그동안 보여줬던 행보는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제주 총선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총선 후보들에게 부탁한다. '네거티브 정치' '샛님 정치' '중앙 정치' '공무원 정치'에서 벗어나 오로지 도민을 위한 진실함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길 간곡히 바란다. <백금탁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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