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17)세계 인권-베트남 전쟁(2)
입력 : 2023. 10. 12(목) 00:00수정 : 2023. 10. 18(수) 22:57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증오비에서 위령비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기억
생존자 증언 등으로 살펴 본 전쟁 이면의 얼룩진 과오
평화·수교·연대·미래가 공허한 울림이 되지 말아야

[한라일보] 이번 차시는 베트남 전쟁 이후에 남겨진 학살민의 유족들에 대한 인터뷰와 증언집을 살펴보면서 사라진 퐁니·퐁넛 마을에 대한 기사를 찾고, 한국의 배상과 책임 문제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정리했다.

지난 2월 9일과 3월 10일에는 베트남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이 열렸었다. 2월에는 '퐁니·퐁넛 마을 학살 사건' 생존자 응우옌 티 탄(63)씨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의 승소와 관련된 질의가 있었고, 3월에는 해당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항소에 관한 베트남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 법원의 항소에 큰 유감을 표했으며 당일 부대변인은 학살은 분명히 있었음을 명백히 밝히기도 했다.

현지에 머물며 당시 상황을 지켜보던 하노이 인사대 역사학과 정리나 베트남 주재 특파원은 이 날의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중략) 베트남 사람들이나 이 사회의 극적이거나 격한 반응을 겪었더라면 차라리 이 글의 좋은 소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접한 모든 '격한' 반응들은 같은 한국 사람들로부터 나왔습니다."라고 밝혔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사라진 퐁니·퐁넛 마을에 대한 영상 자료와 한베 평화재단에서 제공하는 애니매이션을 청소년들과 시청했다. 학살이라는 단어가 주는 섬뜩하고 잔인함이 영상에 오롯이 재현되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는 당시의 생생한 감정들을 인터뷰들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었고, 지난 차시에서 보았던 그림책 '용맹호'의 용맹호씨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도 볼 수 있었다. 전쟁의 책임은 각론하고, 전쟁에서는 결국 모두가 피해자로 남을 수 밖에 없는 비참함이 그대로 전달됐다.

전쟁을 PC 속 게임이나 만화책처럼 놀이나 재미로만 다가왔을 법한 청소년들에게 영상 속의 구체적 목소리들은 꽤나 진지하게 다가온 모양이었다. 더구나 4·3 역사 속에서도 무수히 많이 사라진 마을이 있었음을 상기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제는 많은 한국 사람들도 실체를 알게 된 베트남의 한국군 증오비는 베트남 빈호아 마을을 비롯한 여러 마을에 세워져 있다. 비석에는 '하늘에 닿을 죄악, 만대를 기억하리라'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처음 아이들과 증오비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라던 모습들이 선하다. 일본군의 위안부에 관련된 기사가 떠오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우리도 가해자의 역사가 있었음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지난 2020년부터 베트남 어린이의 놀이 환경 개선을 위한 'V프로젝트'를 롯데장학재단과 한베평화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베트남 호아히엡 남구에 9~12호 놀이터가 생겼다. 이 지역은 베트남전쟁 초기 한국군의 주요 전투지였으며, 1996년 한국군에 의한 학살 피해로 인해 마을에 증오비가 세워진 곳이다. 현재는 증오비가 아닌 위령비가 서 있다고 한다.

한국과 베트남의 연대와 교류를 이어가는 장으로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에 청소년들은 흥미로운 반응이었다. 왜 놀이터였을까? 아마도 미래의 주역이기도 한 아이들에게 지난 시간의 과오를 잊지 않고 더 나은 관계를 이루기 위한 약속을 보여주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나라 이름만 들으면 친숙하고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베트남. 그동안 잘 몰랐던 베트남 전쟁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동안, 모든 학살의 피해는 결국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며, 그 책임을 지는 얼굴들은 흐릿했다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돌아온 참전 '용사'들은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는 일말의 자부심에 가득 찬 회상을 하면서도, 그 일면에는 결코 평온하지만은 않은 암담한 표정들이 역사의 뒤안길에 길게 드리워져 보였다.

평화, 수교, 연대와 미래라는 단어가 공허한 울림이 되지 않도록 유가족들에 대한 학살 배상과 진정한 사과가 국가적 책임으로 이뤄질 것을 촉구하며 베트남 전쟁에 대해 마무리한다.

<채경진/제주NIE학회>



수업 계획하기

▶수업대상 : 초등 6학년~중등 1학년

▶수업시간 : 50분씩 2차시

▶주제 : 베트남 전쟁 이후의 오늘

▷수업 성취기준

1. 베트남 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 퐁니퐁넛 마을 생존자의 인터뷰 영상과 증언 녹취록을 듣고 화자들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다.

2. 베트남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정부의 배상 판결 기사를 읽고 요약, 정리할 수 있다.

3. 학살 책임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대하여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4. 증오비 마을에 세워진 놀이터 기사를 읽고, 앞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에 대해 떠올려 볼 수 있다.

▷도입 : 베트남 전쟁 과정 지난 차시 복습

▷전개 :

1. 영상보기

-하미마을, 참전군인 X의 이야기 애니매이션 시청하기(한베평화재단 제공영상)

2. 기사읽기

-국방장관 "베트남전서 민간인 학살 없었다" 배상판결 정면 반박(한겨레, 2023년 2월 18일)

-한국 법원 "베트남전 학살 책임" 판결에 해외서도 "과거사 직시"(부산일보, 2023년 2월 20일)

-베트남 푸옌성 '증오비' 마을에 세워진 한국의 '초록 놀이터'(한베평화재단 보도자료)

3. 활동

-기사 내용 요약하고 생각 정리하기

-내가 만드는 평화 연대 놀이터 상상화 그리기

▷정리 : 베트남 전쟁의 이면에 얼룩진 과거사에 대해 떠올려보고, 전쟁과 학살의 책임은 개인적인 소분이 아닌 국가와 사회적인 책임이 뒤따라야 함을 깨닫고, 교과서나 세계사에서 베트남 전쟁을 다루는 양상에 대해서도 관심있게 살펴볼 것을 약속하며 차시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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