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의 문화광장] 치매이십니다
입력 : 2023. 05. 16(화) 00: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한 나라. 노인인구 10%가 치매진단을 받은 나라. 치매 유병률 가운데 9%가 초로기치매 진단을 받은 나라. 이 모든 상황이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다.

누구도 걸리고 싶지 않다는 질환 1순위 치매.

'지난, 1월에 우연히 큰아이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 근황을 알게 됐다. 운동회 때면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골뱅이를 뽑아 먹이던 다정하고, 거침없던 선생님. 그 선생님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당신 스스로 치매 진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서 아무런 치료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치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노인성질환 중에 하나라고 흔히 알고 있는 치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결과 누구나 나이가 들면 발병할 수 있는 노인성 질환이 아니라 치매는 분명한 뇌 질환 중 하나라고 밝혀졌다. 그럼에도 이 질환만큼 대상자 스스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어려운 질병도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선 치매를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망령 혹은 노망이라 부르며 기피(忌避)했던 질환이다. 이러한 이유로 치매 진단을 받고도 약을 복용 하지 않거나 경도인지장애 판정에서 재진단을 미루거나 받지 않아서 진행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는 시기마저 놓치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게다가 분명한 진단을 받았음에도 대상자 본인에게 치매 진단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못하고 어설픈 말로 대상자를 혼란하게 만들어 대상자 스스로 치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드는 실정이고 보니 치매에 대한 인식개선 사업이 무엇보다 절실한 실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과거 2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암 환자에게 진단명을 알려주느냐, 마느냐에 많은 의견들이 분분했다. 하지만 대상자 스스로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인권에 관한 다양한 해석이 이뤄지면서 대상자에게 병명과 치료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기 시작했다. 치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치매이십니다'

대상자에게 정확한 진단명을 알려주고 다양한 활동과 약물요법 등의 치료방안을 설명해 주고 대상자 스스로 치료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하며 이런 다양한 요법(療法)이 치매 진행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치매는 완치할 수 있는 질병은 아니지만 빠른 약물요법과 다양한 활동으로 얼마든지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을 환자나 가족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은 물론, 사회 전반적인 인식개선 사업에 역점(力點)을 둬야겠다.

또한 미래세대를 위해,

2018년 정책적으로 추진한 '치매국가책임제'를 수정 보완해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치매예방사업과 인식개선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장수명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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