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육아 - 이럴 땐] ⑧ "동생이 생겼대"…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 줄까요
입력 : 2022. 10. 17(월) 10:49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한라일보]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의 임신과 출산은 그 자체로 큰 축복이지만, 여러 고민이 따르기도 하지요. 특히 뱃속 아이가 첫 아이가 아니라면 첫째나 둘째와 같이 큰아이와의 관계도 생각하게 됩니다. 형제가 오손도손 사이 좋게 지냈으면 하는 게 부모의 바람이지만, 툭하면 티격태격하는 아이들. 동생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해 주는 말들이 아이들의 관계에 영향을 준다는 것, 혹시 아셨나요. '가치 육아 - 이럴 땐'은 이번부터 3회에 걸쳐 형제 간의 좋은 관계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둘째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가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출산 전후로 큰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해 주면 좋을까요.

= 네. 둘째를 임신했거나 출산을 앞두고 있다면 자연스레 하게 되는 고민일 거예요. 임신을 하면 제일 먼저 알아차리는 게 아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둘째를 가진 엄마들에게 물어보면 아이가 갑자기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듯 매달리거나 짜증이 많아지고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해요. 엄마가 말해주지 않아도, 아이가 먼저 동생이 생긴 걸 알아차리는 거지요.







|"엄마 뱃속 동생의 존재를 '긍정'하도록 해 주세요"

임신을 했다고 해서 큰아이와 지내는 게 특별히 달라야 할 필요는 없어요. 중요한 건 엄마 안에 동생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때 "엄마 뱃속에 동생이 있어. 그러니까 엄마를 힘들게 하거나 함부로 건드려선 안돼"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큰아이 입장에선 '동생'이란 존재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동생이 생기니 엄마 옆에 가면 안 되고, 엄마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고 말이지요. 동생이 엄마를 힘들게 한다고 여길 수도 있고요. 그러면 저절로 '동생이 나오면 안 되겠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엄마가 임신했을 때부터 이런 말 한마디가 큰아이와 동생의 관계를 벌어지게 하는 틈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이렇게 대화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가치(*아이 이름)야, 엄마 뱃속에 동생이 있대. 지금이 가을이니까 가을, 겨울, 봄이 지나면 엄마 배가 점점 불러 올 거야. 동생은 배 안에서 쑥쑥 자라고 우리 가치는 여기에서 쑥쑥 크겠지? 동생은 여름이 되면 만날 수 있어. 그때까지 동생은 배 안에서, 너는 엄마와 함께 잘 지내보자."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이런 대화가 중요해요. 뱃속 아이가 태동할 시기에는 "동생이 발길질하면서 놀고 있는데 한 번 만져볼래?"라며 배를 쓰다듬을 수도 있도록 하고요. 임신으로 힘든 엄마를 큰 아이가 도와줬을 땐 고맙다고 표현하며 "동생은 좋겠다. 우리 가치 같은 언니(* '호칭'은 상황에 맞게)가 있어서"라고 말해 주는 거지요.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의 임신과 출산은 그 자체로 큰 축복이지만, 여러 고민이 따르기도 합니다. 형제 간의 좋은 관계 만들기도 그 중 하나이지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출산 후 떨어져 있어야 한다면?… 사전에 이야기 나눠야

요즘에는 출산을 한 뒤 2~3주간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루도 아니고 몇 주간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건 아이한테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아무리 다른 가족을 좋아한다고 해도 아이에겐 엄마만 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런 경우라면 사전에 준비를 해 두는 게 중요해요. 아이의 손을 잡고 산후조리원 앞까지 가보는 것도 좋지요. 그러면서 조리원 안에는 아이가 함께 들어갈 수 없다는 걸 미리 말해 주는 거예요. 아이가 엄마의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없더라도 진정성 있고 따뜻하게 말해 주세요.

"엄마가 조리원에 들어가면 가치와 헤어져 있어야 하는데 엄마가 고민이 된다. 할머니가 같이 있어 주긴 하겠지만, 가치가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네. 어떻게 하면 가치가 더 잘 지낼 수 있을까." 여기에 이 말도 더해 주세요. "엄마가 가치를 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하지?" 아이가 엄마를 보고 싶어 할 걸 우선 걱정하는 것보다 엄마가 아이를 많이 보고 싶어 하고 사랑한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표현해 주는 거예요.

어느 정도 자란 아이라면 "엄마, 자기 전에 영상 통화하자"라며 먼저 방법을 얘기할 수도 있어요. 이런 대화를 나눴다면 그 약속을 지키면 되지요. 연령이 낮은 아이라면 엄마가 먼저 방법을 말해 주세요.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면 가치가 보고 싶을 것 같은데 그때 통화하자"처럼 말이에요.

동생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해 주는 말들이 큰아이와 동생의 긍정적인 관계를 결정할 수 있어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큰 아이 이름을 먼저 부르고 눈맞춰주세요"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땐 모든 가족의 관심이 갓 태어난 아이에게 가기 쉬워요. 그러다 보면 큰아이는 자기한테 오던 사랑이 나눠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다들 동생만 사랑한다고 여길 수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나름의 원칙을 만들어야 해요. 집에 들어올 때 큰아이의 이름을 먼저 부르고 눈을 맞추기로 하는 거지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집을 찾는 모든 어른들과 미리 얘기를 나누면 좋겠지만, 그 누구보다 아빠는 이 원칙을 지킬 수 있어야 해요.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엄마 아빠의 사랑이기 때문이죠.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마주보고 오늘 하루도 잘 지냈는지 물어보며 쓰다듬어 주세요.

남편과 아내, 두 아이가 함께 있는 상황이라면 가장 좋은 건 아내에게 다녀왔다고 인사를 하며 맨 먼저 눈을 맞추는 거예요. 이후에 큰아이, 작은아이를 차례로 바라보며 인사를 나누는 거지요. 그래야 아이들은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며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기도 하고요. 상담=오명녀 센터장, 취재·정리=김지은 기자



◇가치 육아 - 이럴 땐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합니다. 2주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자유롭게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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