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진단] 2022 제주 재도약 (5) 미완으로 남은 4.3
단순한 과거사건 아닌 현재 진행형 '아픔'
미군정 책임 규명 등 후속 작업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입력 : 2022. 01. 13(목) 17:28
올해는 제주 4·3사건이 발생한지 74주년이 되는 해이다.

 4·3사건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도민들에게는 단순한 과거 사건이 아니라 현재도 끝나지 않은 아픔이다.

 A씨(76)는 4·3사건 발생 당시 제주시 용강동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었다. 1948년 11월 군·경 합동 초토화작전으로 마을이 불에 타고, 주민들은 학살을 당했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한라산 중산간 지대로 피신해 숨어서 지내고 있었다.

 1949년 2월 군·경이 주민들이 숨은 장소를 찾아내어 일부는 현장에서 사살하고, 일부는 압송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때 A씨의 부친도 압송되어 형식적인 조사를 거쳐 군사재판을 받았는데, 국방경비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육지부로 옮겨져서 대전교도소에 수감됐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후퇴하던 군·경은 후방지역 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수형자들을 총살했다. A씨의 부친도 한국전쟁 발발 당시 대전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데 전쟁이 끝났음에도 A씨는 부친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A씨는 시간이 흘러서야 군·경이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제주 4·3사건 관련 수형자들을 조직적으로 학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제주4·3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A씨의 부친처럼 억울하게 희생된 수많은 도민들과 유족들의 아픔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우리 옆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제주4·3사건 희생자를 위무하고 해원하기 위해 해마다 희생자가 발생한 여러 곳에서 해원상생굿을 열고 있다.

 또 제주지역 조작간첩 피해자를 초청해 4·3 유족들과 함께 서로를 위로하는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어승생 한울누리공원 입구쪽에 설치된 9연대장 박진경 대령 추모비를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지난해말 출간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4·3사건을 배경으로 했고, 4·3사건 관련 군사재판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 청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합동수행단 출범식에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댄 스미스(Dan Smith)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소장은 제주 4·3사건과 같은 일을 막으려면 미국의 책임 인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4·3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배·보상금 지원 등 희생자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한 노력이 주를 이루었다. 올해부터는 4·3사건의 책임을 규명하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지난 6일 회의를 열고 4·3발발 및 피해발생과정에서의 미국의 책임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추가 진상조사를 추진키로 결정하면서 이제 새로운 대장정이 공식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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