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가에 생색내는 제도로 그쳐선 안된다
입력 : 2021. 06. 17(목) 00:00
양배추 가격이 폭락하자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가 발령됐다. 이 제도는 생산자단체의 자구노력에도 가격이 하락할 경우 경영비 등 손실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매년 경영비와 유통비를 파악해 최저 목표관리 기준가격을 결정하고 평균 경락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내려가면 차액의 90%를 보전한다.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은 양배추 농가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제주도는 양배추에 대한 가격안정관리제를 발령하고, 재배농가에 14억659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의 수급조절 품목에서 제외된 농산물을 대상으로 농가에 지원하는 정책이다. 올해 양배추 생산량이 전년보다 15.4% 증가한 9만t으로 과잉공급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제주양배추연합회를 중심으로 분산출하 등 선제적인 수급조절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사상 유래없는 한파로 양배추 물량이 2월 이후 집중 출하되고, 전남지역 양배추와 출하시기가 겹치면서 3~4월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결국 제주도가 양배추에 대해 가격안정관리제를 발령했다. 지원조건은 제주형 자조금 단체에 가입하고 농협에 계통출하한 농업인이다. 6월말까지 농가별 계좌로 지원금을 지급한다.

가격안정관리제 발령으로 양배추 농가의 경영안정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시장격리(산지폐기) 조치로 끝났지만 일부를 보전받을 수 있어서다. 양배추에는 처음 적용한 사례여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준가격을 너무 낮게 잡아 농가에 얼마만큼 혜택을 줄지는 미지수다. 폭락한 가격의 차액을 100% 보전하는 것도 아니어서 농가에 생색만 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 제도의 도입 효과를 제대로 내려면 기준가격부터 대폭 높여야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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