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안부를 묻는 이웃, 살아 있는 제주의 궨당문화
입력 : 2026. 10. 07(수) 01:00
고기봉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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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마을 체육대회에 참여했다가 조금 다쳐 집으로 돌아왔다. 몸이 불편해 쉬고 있는데 저녁부터 이웃들의 발걸음과 전화가 이어졌다. 집까지 찾아와 상태를 살피는 분도 있었고, 괜찮은지 묻는 전화도 잇따랐다. 뜻밖의 부상은 속상했지만 나를 걱정해 주는 이웃들의 마음 덕분에 큰 위로를 받았다.

"많이 다치지는 않았느냐"는 짧은 말에는 함께 살아온 세월과 정이 담겨 있었다. 그날 우리 마을에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공동체의 온기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꼈다.

제주의 궨당문화는 친족 사이의 유대에서 출발하지만, 마을에서는 이웃의 기쁨과 어려움을 나누는 관계로 이어진다. 경사가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찾아가 손을 보태는 마음이다.

마을 체육대회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경기의 승패를 겨루면서도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웃으며 친밀함을 쌓는다. 누군가 다쳤다는 소식에 걱정하고 찾아오는 관계야말로 마을을 지탱하는 힘이다.

공동체는 시설이나 행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사정을 살피고 도움이 필요할 때 곁을 내어 주는 작은 행동들이 쌓여 단단해진다. 이런 따뜻함은 새로 이사 온 주민과 홀로 사는 어르신 등 더 많은 이웃에게도 이어져야 한다.

체육대회는 끝났지만 이웃들이 건넨 마음은 오래 남을 것이다. 나 역시 누군가의 안부를 먼저 묻고 필요할 때 곁을 지키는 이웃이 되고자 한다. 제주의 궨당문화는 그렇게 서로를 살피는 일상 속에서 이어진다. <고기봉 전 오조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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