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만나는 시원한 숲… 거문오름 용암길 '인기'
입력 : 2026. 08. 14(금) 16:03수정 : 2026. 08. 14(금) 16:20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제17회 거문오름 트레킹, 14일 개막
풍혈이 뿜어내는 바람에 탐방객 감탄
해설사가 전하는 곶자왈의 위로까지
14일 열린 거문오름 트레킹 용암길 코스를 걷고 있는 탐방객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와~ 시원한 숲 냄새가 나요. 이런 게 풍혈이구나."

1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 일대. 일 년에 단 5일, 거문오름 트레킹 기간에만 공개되는 '용암길' 코스에는 수십 명의 탐방객들이 몰렸다.

용암길은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흘러간 길을 따라 걷는 약 6㎞ 코스로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해설사 탐방이 가능하다.

이날 트레킹은 비교적 선선한 날씨 속에 진행됐으며, 무성하게 우거진 나무들이 햇빛을 가리며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탐방객들은 거문오름 곳곳을 영상으로 촬영하는가 하면 해설사에게 식물과 숲에 대해 질문하는 등 탐방을 만끽했다. 자율 탐방에 나선 이들도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자 중도 합류하기도 했다.

제주살이 2년 차를 맞은 이선익(77)씨는 "이사를 오면서 제주를 공부하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는데 거문오름처럼 큰 오름은 처음 왔다"며 "아름다운 자연을 보는 것도 좋은데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까지 더해져 궁금한 게 더 많아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14일 열린 거문오름 트레킹 용암길 코스에서 탐방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모습. 강희만기자
용암길 코스 곳곳에서 마주하는 용암 함몰구에서는 시원한 풍혈이 뿜어져 나와 탐방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용암 함몰구는 용암동굴 천장이 무너져 생긴 깊은 구덩이 지형을 이른다. 풍혈은 땅속이나 바위틈으로 나오는 바람구멍을 말한다.

고희정 세계자연유산해설사는 "용암 함몰구의 온도는 연중 14~17℃로 유지돼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과 열대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이 형성됐다"며 "또 거문오름에는 식나무 최대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열매가 피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가족여행을 온 조모(50대)씨는 "거문오름은 길이 평평하고 풍혈 때문에 정말 시원하다"며 "원래 산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 산행은 만족스럽게 기억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탐방을 마무리하며 고 해설사는 곶자왈이 품은 생명력과 위로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흙이 부족해 나무와 돌이 서로 의지하는 곳이 곶자왈이다. 하지만 나무가 돌을 감쌀 수 없을 때는 스스로의 뿌리를 크게 굵게 만들어 지탱하는데, 그 뿌리를 '판근'이라고 한다"며 "여러분도 때로는 타인에게 의지하고, 또 의지할 곳이 되면서도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자신만의 판근을 기르기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관련기사
[휴플러스] 거대한 용암이 흘러간 길… 비경을 만끽하다
2026.08.14 03:00
"용암길 따라 걸어요"… 제17회 거문오름 트레킹 개막
2026.08.14 09:50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트레킹, 13일부터 닷새간의 여정
2026.08.11 15:19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44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사회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